중국 금융시장 급속 냉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준율 상향 방침이 성장 억제 정책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중국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인민은행은 오는 9월 21일부터 지준율을 현행 6%에서 7%로 1% 포인트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과도한 통화팽창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지준율이란 예금인출에 대비, 은행이 일정 비율의 지급준비금을 비축해 놓도록 강제하는 것으로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수단으로도 쓰인다. 중국은 지난 94년에도 지나친 통화팽창을 막기위해 지준율을 높였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성장 억제 정책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주가와 채권가격은 25일 모두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1.2% 하락한 1422.18로 지난 1월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홍콩에서 거래되는 클래스 H지수는 4.7% 급락, 156.44로 주저앉았다. 기준물인 7년만기 국채 가격은 개장과 동시에 매물이 쏟아지며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었으나 인민은행이 진화에 나서자 수익률은 결국 전일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2.73%에 마감됐다. 중국은 현재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상존해있다. 정부의 기간산업 건설과 아파트 건설 붐 등에 힘입어 고정자산 부문에 대한 통화량 유입이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 실제 올 1~7월간 중국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32%나 증가했다. 다행이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는 0.5% 상승하는 데 그쳐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라지만 통화 팽창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특히 위앤화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단기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고조되고 있다. 은행권이 풍부해진 유동자금을 처리하기 위해 대출을 남발할 경우 통화 팽창이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기 때문. 이런 가운데 인민은행의 지준율 상향조정은 분명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인 중국농업은행(ABC)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준율 상향 방침으로 은행권 대출이 벌써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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