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회복기미를 보이던 기업의 체감경기가 다시 곤두박질쳤다. 앞날의 경기도 나아질 게 없다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5월 중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의 87에서 80으로 하락,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77에서 3월 81, 4월 87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5월 들어 큰 폭의 내림세로 반전됐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경기조사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대기업(87)보다 중소기업(77)의 체감경기가 더 싸늘했으며 수출기업이 전월 91에서 87, 내수기업이 86에서 78로 감소해 내수기업의 업황 악화 정도가 더욱 심각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다는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6월 중 경기를 내다본 업황전망지수도 전월 96에서 82로 대폭 감소해 향후 경기가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최근 유가급등, 중국 긴축정책, 원화 절상 등 대외여건이 나빠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내수가 아직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당분간 바닥을 헤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중국의 긴축정책이 업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5월 중 업황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응답한 업체는 조사 대상자의 5.2%에 달했다. 중국이 더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펼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의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21.4%에 달했다.
이밖에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28.0%로 가장 많았으며 ▦내수부진 27.0% ▦불확실한 경제상황 15.6% ▦수출부진 5.6% ▦자금부족 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