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5월 30일 피랍…인지는 21일"

■정부 인지시점 논란
현지교민·대사관 직원등 증언과 배치
파병결정에 영향우려 은폐 의혹 일어

외교부 "피랍사실 지난 21일 알았다" ■정부 인지시점 논란가나무역사장 "김씨 안전위해 안알려" 불구일부선 최소한 실종신고는 받았을 것 추측추가파병 결정 악영향우려 은폐 의혹도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은 고 김선일씨 피랍 시점과 관련해 지난 5월31일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외교부에 밝혔다. 살해 시점도 한국시각으로 22일 오전8시에서 9시 사이인 것으로 추정됐다. 김 사장은 23일 "김선일씨가 지난달 31일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근처의 미군기지로 갔으며 그날 (무장세력에)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대사관에 알리지 않는 것이 김씨의 신변에 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뒤늦게 대사관측에 김씨의 납치 사실을 통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사장은 특히 "김씨의 납치 시점과 관련해 엇갈린 진술을 하게 된 것은 비디오 장면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 대사관에 제대로 된 보고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살해 시점과 관련, 외교부는 미군 군의관의 부검 결과 당초 알려진 22일 오후가 아니라 한국시각으로 22일 오전8~9시께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김씨의 피랍 사실을 확인한 시점에 대해 "주카타르 대사관이 알 자지라 방송으로 연락받고 미리 테이프 내용 확인 뒤 외교부에 보고한 21일 새벽4시40분께"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고 김선일씨 빈소가 마련된 부산의료원을 찾아 "김씨의 피살에 대해 우리 정부도 미국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김씨의 피살 시기에 대해 미 국무부ㆍ국방부 등에 확인한 결과 미국도 김씨의 피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했다"며 "정부가 김씨에 대한 피살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의 김씨 피랍 인지시점과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교민이나 대사관 직원이 KBSㆍM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알 자지라의 보도 전에 (카타르 한국대사관에) 신고한 것을 확인했다"는 증언을 했기 때문이다. MBC는 23일 "김선일씨는 팔루자에 있는 해병대로 납품한 후 본 사람이 없다"며 "가나무역 직원이 '5월31일 이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또 "이라크대사관 직원도 '(실종 시점을) 5월31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언은 김씨가 최소한 5월30일 피랍된 후 카타르와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국대사관이 최소한 실종신고는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강력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정부가 김씨의 납치 사실이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일본인 피랍자는 풀려났는데 김씨는 왜 살해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확한 해답은 쉽지 않지만 양국 정부의 대응교섭ㆍ대외협조면에서는 큰 차이 없었다"며 "테러단체 성격이나 협상시한 요구조건의 강도에 차이가 있었고 일본은 NGO 구성원이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김씨 시신의 송환과 관련, "정부는 유가족과 조속한 시신 송환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다만 운구절차 등 기술적 문제 때문에 다소 시간이 지체될 듯하다"고 말했다.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의 주장 ▲5월31일 오전11시=김선일씨 팔루자 쪽 미군 부대로 출발 ▲6월1~2일=김씨 행방 확인 실패 ▲6월4~9일=주민들의 첩보로 무장세력 억류 가능성 판단 ▲6월11~17일=무장세력으로부터 억류 확인 ▲6월18일=김씨가 무사하다는 사실 재차 확인 ▲6월20일=김씨 방송 보도 들음 ▲6월22일=한국인 직원들과 사건기록을 알아본 결과 5월31일 김씨가 팔루자 쪽으로 향하다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됨 *현지시간 기준 임동석 기자 freud@sed.co.kr 입력시간 : 2004-06-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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