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닥터 드레 헤드폰에 5억불 투자

"고지식한 협상가가 음악 리듬에 빠져들다." (월스트리트저널ㆍWSJ)

미국 정가에 막강한 로비력을 행사해 "'정계 클럽'으로 통하는 미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이 이례적으로 프리미엄 헤드폰 및 음향기기 제조사인 비츠일렉트로닉스에 5억달러나 투자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비츠는 27일(현지시간) "칼라일그룹으로부터 소수지분 참여 형식으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츠는 힙합 뮤지션 앤드리 영(예명 닥터 드레)과 그의 소속사인 인터스코프레코드의 지미 아이오빈 회장이 지난 2008년 공동 설립한 회사로 닥터 드레의 이름을 딴 프리미엄 헤드폰 '비츠 바이 닥터 드레(Beats by Dr. Dre)'로 유명하다.

칼라일그룹이 매입한 지분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거래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투자금액은 5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칼라일그룹은 투자조건으로 현재 6명인 비츠의 이사회 구성원 중 2명 몫을 확보했다.

5억달러는 비츠가 받은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칼라일그룹이 높이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닥터 드레와 아이오빈은 자신들의 스타성과 함께 유명인사들에 대한 협찬과 간접광고(PPL)를 적절히 이용해 투박한 음향기기에 불과하던 헤드폰을 개성 있는 패션상품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샌드라 호르바흐 칼라일그룹 소비재 분야 관리책임자는 "비츠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자결정 과정에서 비츠의 기업가치를 10억달러가 넘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 업체 NPD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비츠는 2010년 매출액이 2억달러 미만에 머물렀으나 올해에는 그 여섯 배가 넘는 1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휴렛팩커드(HP) 컴퓨터와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 HTC의 스피커와 음향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지난해에는 실시간 음악재생 업체를 인수하는 등 사업 분야를 확장해왔다.

한편 비츠는 HTC가 보유한 자사 지분 24.84%를 2억6,000만달러에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SJ는 "HTC가 투자에서 손을 떼도 비츠의 음향기술을 탑재한 제품개발은 공동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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