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서민금융] 새단장 저축은행 금융강자 떠오른다

새단장 저축은행 금융강자 떠오른다프라이빗 뱅킹·소액급전 대출등 특화 서비스 저축은행이 확 바뀌었다. 지난 3월 '신용금고'에서 '상호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후 '은행'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신뢰를 얻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비리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보다 서민에 가까이 다가가 진정한 의미의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요즘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전례없이 활기가 넘친다. 사채업과 은행 사이를 넘나드는 틈새상품으로 고객몰이에도 한창이다. 그러다보니 이익도 내고 영업규모도 착실히 늘어난다. 명실공히 '변화의 시대'를 맞은 상호저축은행들이 새로운 경영과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 이름에 걸맞는 서비스로 거듭난다 지난 1972년 출범한 상호신용금고가 31년만에 오랜 숙원이던 '은행'으로 변신했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이에 걸맞는 서비스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금융결제원에 가입, 은행과 비슷한 결제기능을 갖추게 됐다. 이로 인해 전국 어디서나 입출금이 가능하고 시중은행과의 송금업무도 가능해졌다. 현재는 일부 저축은행만 가입돼있지만 올해안으로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이 같은 체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저축은행 출범을 계기로 이들은 특화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전문직이나 특정직업 종사자에게 적합한 특화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거액 예금주들을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킹(PB)업무도 추진하고 있다. 여신부문에서도 그동안 급전이 필요해 사채시장을 기웃거렸던 서민들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액급전대출을 편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연 30~60%의 고금리 상품이지만 대출절차가 까다롭지 않은데다 신뢰성이 담보된 상품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유사금융을 이용할 때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역할이 컸다. ■ 아이디어와 시스템으로 승부 과거의 저축은행들은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일반적인 마케팅 방식이었다. 그러나 제한된 영업망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산시스템이 뒷받침돼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아이디어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됐다. 화상대출, 모방일뱅킹 서비스, 연체관리 시스템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최신의 기술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푸른저축은행이 다음달부터 'i-banking'이라는 화상대출을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타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첨단 전산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다. 제일저축은행은 다음달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 매일 각종 데이터를 통계화해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고객관계관리(CRM)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10억원을 투자한 새로운 연체관리시스템인 모자익스(MOSAIX)를 도입해 운영중이며 좋은저축은행도 같은 수준의 연체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다. 모자익스 시스템은 미국 어바이아(AVAYA)사가 제작한 연체관리 시스템으로 업무효율을 3배이상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콜센터 직원이 컴퓨터 앞에 앉아 헤드폰을 착용하면 연체된 고객에게 자동으로 전화가 걸린다. 연체관리뿐 아니라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강화할 수 있다. 연체율이 낮은 우량고객에게 대출상품 안내 전화를 자동으로 걸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한솔저축은행도 최근 고객이 창구에 오지 않아도 대출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 한편 한신저축은행의 경우 다음달부터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리는 '조용필2002비상'콘서트 티켓을 판매할 예정이다. 한신저축은행은 티켓판매를 통한 수익은 얼마 안되지만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티켓판매를 대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처럼 무거운 조직에선 실행할 수 없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저축은행으로 전환 후 이미지도 개돼 올해부터는 실적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기업대출 적극 취급 한솔저축은행은 올해 기업대출이 유망한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시내 13개 영업점에 기업여신 전담 섭외책임자를 지정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재무제표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자금용도 및 사업성공 가능성, 미래의 현금흐름 등을 종합 판단해 중소기업체에 적극 대출할 계획이다. 제일저축은행은 6월 결산이 끝나는 대로 7월부터 기업여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키로 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적극 나서 부림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경기도에 위치한 일부 저축은행들은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골프장건설과 관련한 대출을 추진 중이다. 대전저축은행도 최근 건설경기활황에 따라 소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사업성검토에 들어갔다. 분당의 좋은상호저축은행은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향후 5년간 축구장내 펜스에 설치된 광고판에 게재되는 광고계약을 담보로 대한에드컴스에 7억원을 빌려줬다. 시내건물에 있는 전광판을 담보로 대출이 성사된 적은 있지만 축구장의 보드광고 영업권을 담보로 한 대출은 처음이다. ■ 이 점은 개선해야 저축은행 업계의 최대 과제는 수익성 향상과 더불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쌓아야 된다는 것이다. 예금부분보장제가 실시된 이후에도 각종 '게이트'와 관련된 사고가 빈번,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을 우려한 금융감독당국도 건전성 감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기존 4%에서 5%에서 상향 조정했고 상장ㆍ등록 저축은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서울 지역 주요 1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현재 신용대출 연체율은 10.5%로 집계되는 등 저축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인 소액대출의 연체율이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높다는 문제점도 여전히 남아있다. 특별취재반 김민열기자 최윤석기자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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