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달리기 중독’

마라톤 등 오래 달리기를 할 때 나타나는 환희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는 마리화나를 피울 때의 쾌감과 똑 같은 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로이터 통신은 11일 러너스 하이를 유발하는 물질이 마리화나를 피울 때 환각을 일으키는 물질과 같은 종류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러너스 하이란 통상 30분 이상 달릴 때 기분이 좋아지고 팔 다리가 가벼워지면서 새로운 힘이 나 `야릇한` 시간을 체험하는 현상으로 1979년 심리학자 아놀드 멘델이 처음 명명했다. 이후 마라톤 주자나 조깅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스포츠 의학 용어로 자리잡았다. 조지아 공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팀은 최근 오래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상당량의 `아난다마이드` 가 생겨 러너스 하이를 유발하며, 아난다마이드는 마리화나를 피울 때 환각을 일으키는 `THC`와 비슷한 `카나비노이드`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청년 24명에게 45분 동안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을 시킨 뒤 몸의 변화를 점검하는 순서로 연구를 진행,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에 참여한 아니 디트리히 박사는 “인체는 장시간의 스트레스와 고통에 대처하도록 카나비노이드를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녹내장과 만성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고통을 낮추기 위해 마리화나를 사용해온 그간의 상황을 개선할 단초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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