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에게 국수 타이틀을 가져간 최철한의 인터뷰 가운데 몇가지 음미할 만한 것이 있었다. 그 첫째는 최철한이 이창호의 수법을 거의 모두 예측했다는 대목이다. 그는 이번 5번기에서 평소에 연구했던 변화를 몇차례 사용했는데 그때마다 이창호가 자기의 예측대로 두어 주더라고 고백했다. 그 둘째는 이창호에게 신예들이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안한 일이 있다는 대목이다. 이창호편에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지만 결국 공동연구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왜 이창호는 공동연구에 나가지 않은 것일까. 자기 상상력의 한계가 노출되는 것이 겁났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일까. 어떤 평론가는 이창호가 요즈음 연구의 분량이 옛날보다 현격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한 일이 있다. 이창호는 뭔가 용단을 내릴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백90이 놓이자 중원에 상당히 거대한 백진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홍성지8단은 백90으로 한칸 왼쪽에 두고 싶다고 했다. 참고도1의 백1이 그것이다. 이 수라야 좌변 흑에 대한 압박력도 강해지고 중원 백진의 폭도 넓어진다는 설명이었다. 흑2에는 백3 이하 7로 견딜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윤현석9단은 그 의견에 찬동하지 않았다. 흑8로 움직이면 중원의 흑이 잡히자 않으니 실전보의 백90이 정수로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흑93이 놓이자 좌하귀 백의 사활이 급해졌다. 백92는 좌변 흑대마의 사활을 추궁하겠다는 수순이지만 95의 자리에 젖히는 것이 나았던 모양이다. 백98은 정수. 참고도2의 백4로 두는 것은 흑5를 당하여 14까지(13은 10의 자리) 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