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던 국제유가가 미국경제의 둔화 전망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예상 속에 큰 폭으로 하락, 본격적인 조정과정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가격은 전일보다 3.8달러(4.19%) 급락한 배럴 당 90.62달러에 거래를 마쳐 보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3일 배럴 당 98.18달러를 기록,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이후 3거래일 동안 8.3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급락에 대해 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OPEC가 다음달 5일 정례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주 원유 재고량도 감소 폭이 예상 보다 적은 것을 나타나면서 유가하락 폭을 키웠다. 향후 국제 유가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가의 급락은 100달러를 향해 가던 것에서 방향을 전환한 것임을 의미할 수 있다"며 "많은 석유 트레이더와 전문가들은 내년 봄에는 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 트레이더인 스티븐 쇼크는 시장에서는 내년 유가가 배럴 당 78~81달러를 오갈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는 빡빡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조그만 충격에도 변동성이 커져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직 OPEC 회원국 내에서 증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증산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카타르의 압둘라 빈 하마드 알 아티야 석유장관은 이날 "증산 결정은 수요와 공급, 경제전망에 기초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증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다음달 OPEC 회의에서 증산이 무산되거나 원유 재고가 예상 외로 급감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유가가 다시 배럴 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