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주소 관리ㆍ개발 소홀로 국부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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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domain)을 비롯한 인터넷 주소의 관리와 개발이 엉망이어서 매년 3천만달러가 넘는 돈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액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글도메인 개발이 미국업체보다 늦어져 한글 사용료를 미국에 지불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마저 일어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도메인은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기계언어로 된 인터넷 주소를 문자나 숫자로 변환시킨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베리사인사(社)는 다국어도메인 기술을 통해 5월중에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국내 도메인 관리업체들에게 통보해왔다.
베리사인은 그동안 한글도메인 등록을 미리 받아 현재 10만개가 넘는 국내 기업과 개인이 연 2만5,000원씩 내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지불액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베리사인은 15일부터 숫자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하는 무선인터넷 번호체계솔루션인 웹넘(Webnum) 서비스를 시작, 이를 통해서도 국내에서 대량의 등록비를 가져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도메인을 관리하고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KRNIC이 한글도메인 개발을 시작한지 2년 가까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표준조차 정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숫자도메인은 지난달 갑자기 사업자 선정을 한뒤 허겁지겁 베리사인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베리사인은 닷컴(.com), 닷오르그(.org), 닷넷(.net) 등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로, 이를 통해서도 거액을 국내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이들 도메인의 국내 등록수는 약 170만개(2002년 1월 기준)로, 등록 및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매년 3천만달러가 넘는 돈이 국내에서 미국업체로 흘러들어간다.
반면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관리하는 국가도메인인 닷케이알(.kr)의 등록수는 2002년 1월 기준으로 46만여개에 그치고 있다. 이는 독일(.de)의 525만개, 영국(.uk)의 329만개에 비해 턱없이 적은 규모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인터넷상에서 한글주소를 입력하면 영문도메인으로 연결시켜주는 서비스가 국내업체인 넷피아(등록수 6만5천여건)와 미국회사인 리얼네임즈( " 5만여건)를 통해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도 KRNIC와 넷피아간 마찰로 인해 오히려 미국업체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넷피아는 한글 및 숫자도메인과 관련해 KRNIC 측이 불공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수차례 항의서한을 보냈고 이에 대해 KRNIC은 지난주에 넷피아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정통부는 KRNIC을 확대개편해 인터넷진흥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뒤늦게 강구중이다.
장선화기자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