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19일 스웨덴 최대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만났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을 찾은 발렌베리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기업경영 철학 등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 폭 넓은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발렌베리 회장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발렌베리 회장 측에서 먼저 삼성전자에 이 사장과 만날 수 있는지를 타진한 끝에 이날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이 사장 역시 스웨덴을 방문할 때 발렌베리 회장과 만난 점을 감안해 흔쾌히 만찬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는 이 사장과 발렌베리 회장의 만남에서 경영권 지속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과거 나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르며 한때 경영권이 위태롭기도 했으나 이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적 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발렌베리 가문은 정부와 국민들에게 경영권을 보장 받는 대신 고용창출에 나서겠다는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확보과정에서 필요한 조언을 발렌베리 회장에게 들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발렌베리 그룹은 5대에 걸쳐 경영권을 세습하면서도 소유만 하고 경영은 하지 않는 기업"이라며 "이 사장이 경영에 관한 노하우에서부터 발렌베리 가문의 경영철학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발렌베리 회장은 스웨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서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연례 콘퍼런스'를 비공개로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