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타일 펀드'로 눈길 돌려보세요

손실 만회한 펀드 환매 줄잇는다는데…




『 주식형 펀드에서 썰물처럼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들어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규모는 벌써 3조원을 넘어섰다. 주가 급등과 함께 펀드 원금 손실 규모가 줄어들자 서둘러 펀드를 정리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환매가 줄을 잇다 보니 신규 펀드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펀드 출시 현황은 지난해의 30% 정도에 불과할 정도다. 더구나 펀드자금 유출이 좀처럼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 자산운용사들은 이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새로운 스타일의 펀드 상품이다.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국면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펀드에 '레버리지(부채차입)' 개념을 도입한다던가 일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환매 대신 현금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의 펀드를 업계의 유명 펀드매니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유형의 펀드까지 선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채권을 펀드형태로 만들어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국고채ETF도 등장해 펀드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스타일의 펀드상품에는 제법 쏠쏠하게 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라면 손사래를 치며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신규 펀드의 경우 잘 만 고르면 짭짤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침체된 펀드업계에서 최근 잔잔한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뉴 스타일(New Style)' 펀드들을 들춰본다. 』 ● 레버리지·배당형등 이색상품 봇물… "잘 고르면 짭짤" 강기남(39)씨는 주식시장이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던 지난 6월 중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투자를 하기에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랐고, 기존 펀드에 가입하자니 대다수 사람들이 펀드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라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강씨는 이색적인 상품을 발견했다. 바로 주가 상승국면에서 일반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펀드’였다. 결국 강씨는 두 달만에 코스피200지수 보다 1.8배나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들어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기존 펀드의 수익률 수준에 실망한 나머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 자산운용사들은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펀드에 레버리지 개념을 도입한 상품이 등장하는 가하면 일정한 수익을 올리면 현금으로 배당해주는 ‘배당형 펀드’ 도 판매되고 있다. 또 채권을 펀드형태로 만들어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국고채ETF’ 도 출현했다. ◇상승장서 고수익 추구…‘레버리지 펀드’=지난 6월 중순 첫 선을 보인 ’NH-CA 1.5배 레버리지 인덱스 증권 투자신탁’은 레버리지 및 복리 효과를 통해 상승 국면에서 일반 펀드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위험 고수익 펀드’다. 일반 주식에 80%를 투자하지만 나머지 20%의 현금을 증거금으로 코스피200지수 선물에 투자해 일일 등락률 대비 약 1.5배의 성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지수 대비 1.5배의 성과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특정 기간의 수익률이 1.5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일 등락률의 1.5배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매일 주식투자 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에 복리효과까지 더해져 수익이 더 크게 날 수도 있다. 반면 하락 국면에서는 일반 펀드보다 수익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 펀드는 지난 6월 16일 설정된 후 8월 19일 현재까지 20.57%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200 상승률이 11.30%라는 것을 감안하면 약 1.8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증시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린 덕분이다. 이 상품은 증시가 상승 국면을 이어갈 때 일반 펀드 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의 장세를 긍정적으로 예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지적된다. 현재까지 이 상품은 200억여원이 설정됐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는 레버리지로 인해 하락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상품은 레버리지가 높은 탓에 시장 상황에 맞춰 환매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환매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이진영 NH-CA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스페셜리스트팀 팀장은 “일반 펀드들이 환매가 이어지는 와중에서 이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기간 수익률도 일반 펀드에 비해 가장 높은 편”이라며 “적립식으로 국내 증시의 중장기 성장성을 믿고 투자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매 대신 현금배당… ‘목표 배당형 펀드’=일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현금 배당을 해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GS골드스쿠프타겟증권’ ‘KTB목표배당형증권’ 등은 기존의 상품들과 달리 자산에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시장의 상황에 맞도록 조정한다. 또 스텝다운방식의 보수체계를 적용해 장기 투자할수록 보수가 저렴해지도록 설계됐다. 지난 5월 26일에 설정된 이 펀드는 최근 목표수익률인 7%에 도달해서 처음으로 현금 배당을 했다. 따라서 1억원을 투자한 사람이라면 7%의 목표수익률을 올릴 때마다 700만원(세전)을 현금으로 지급받은 셈이다. 그리고 투자원금 1억원은 계속 운영돼 투자자입장에서는 환매를 하지 않고서도 수익금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설정액을 보면 KTB목표배당형증권은 367억원, GS골드스쿠프타겟증권은 52억원에 달한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목표배당형 펀드는 일정 부분 수익이 나면 현금 배당이 되기 때문에 현금화하기 위해서 굳이 펀드를 환매할 필요가 없다”며 “증시 상승에 따라 수익금을 현금화하면서 중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고수들이 운영하는 ‘멀티매니저 펀드’=펀드운용에 있어서는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상품을 원한다면 ‘KTB스타셀렉션증권투자신탁’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여러 회사의 전문가들이 종목별로 나뉘어 펀드를 운영함으로써 수익률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에 설정된 이 펀드에는 벌써 자금이 116억원이나 몰렸다. 전체적으로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다. KTB자산운용이 이 펀드에 대한 자문사를 두고 자문사들이 펀드매너저들을 관리하면서 수익률 제고를 꾀한다. 펀드매니저들은 대형혼합형, 대형 가치형, 대형 성장형, 중소형가치형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현황을 보면 대형혼합형은 ‘KTB마켓스타’를 운용하는 최민재 KTB자산운용 본부장이 맡고 있다. 대형 가치형은 ‘신한BNPP 톱스밸류’를 운용하는 정인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장, 대형성장형은 ‘트로스톤칭기스칸’을 맡고 있는 박건영 브레인투자자자문 대표, 중소형가치형은 ‘유리스몰뷰티’를 운용하는 인종익 유라자산운용본부장이 운용 책임을 맡고 있다. 김진화 KTB자산운용 마케팅팀 과장은 “여러 회사의 유명 펀드매니저들이 하나의 상품 운용을 맡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을 주식처럼…국고채ETF=지난 달 말 선보인 국고채ETF도 눈여겨볼만한 새로운 형태의 펀드상품이다. 국고채ETF는 채권을 펀드형태로 만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그동안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고 주로 장외에서 거래됐던 탓에 개인들의 채권투자가 힘들었지만 채권도 주식처럼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국고채ETF는 현재 3년만기 국고채 2종목과 5년 만기 1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매단위는 5만~10만원이다. 지난달 말부터 거래를 시작한 국고채ETF는 현재 4가지 상품이 있다. KB자산운용(KStar 국고채), 우리자산운용(KOSEF), 한국투신운용(KINDEX) 등은 한국거래소와 한국채권평가(KIS)등이 산출하는 KTB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반면 삼성투신운용(KODEX)은 한국금융투자협회와 FN가이드 등이 산출하는 MKF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KODEX는 현재 설정액(시가총액)이 1,610억원, KTB지수를 추종하는 측은 1,315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국고채ETF를 활용한 다양한 방식의 투자도 가능하다. 국고채와 국채선물, 국고채ETF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국고채 순자산가치에 비해 ETF 가격이 크게 오르면 ETF를 팔고 상대적으로 싼 국고채 현물을 매수해 이익을 낼 수 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국고채ETF는 개인들이 손쉽게 소매채권에 접근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며 “아직까지 변동폭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앞으로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덩달아 국고채ETF 가격의 움직임도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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