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순까지 중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신파극 「아버님전상서」와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으로 「실버뮤지컬 시즌」을 뜨겁게 달구었던 MBC와 SBS가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뮤지컬 「우주전사 손오공」과 「테크노 피노키오」를 나란히 준비해 4월 말부터 5월 초순까지를 「가족뮤지컬 시즌」으로 화사하게 장식한다. 장소도 MBC가 「아버님전상서」를 무대에 올렸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SBS가 「비내리는 고모령」을 공연했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잡아 이번에도 서울 강남·강북의 관객들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우주전사 손오공=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월~토 오후3시·6시30분, 일 오후2시·5시30분, (02)368-1515.
제작비 1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작품이다. 수십명의 배우가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청룡이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 특수 제작된 우주선의 등장, 손오공의 귀신같은 변신술 등 화려한 볼거리들에서 성인 뮤지컬을 능가하는 막대한(?) 제작비의 위력을 실감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외국의 명작동화나 월트 디즈니류의 작품에 경도돼 왔던데서 벗어나 동양의 고전 「서유기」에서 내용을 원용했다는 점도 관심거리. 제작진은 동양 고전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존중하며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랑과 용기의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
이 작품의 시대배경은 서기 2350년. 원래 지구왕국의 최고 전사였던 손오공은 오만방자한 행동 때문에 원숭이로 변해 수천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가 미루공주와 함께 신비의 에너지를 찾으러 안드로메다 성좌로 떠난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김광휘 극본에 이종훈이 연출하고, 안무는 서병구가 맡았다. 손오공 역으로 배준성, 미루공주 박지미, 사오정 홍석천, 저팔계 이계창, 삼장박사 주성중이 출연한다.
◇테크노 피노키오=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매일 오후3시·6시, 월요일 공연없음, (02)369-2913.
2030년대의 사이버 세계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SBS의 일곱번째 가족 뮤지컬이다.
각종 컴퓨터와 사이버 안전로봇이 어린이를 보호하는 이 미래도시에는 인간에 복수하려는 칼리마왕의 마법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의 착한 마음씨와 자신을 만들어준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피노키오 로봇의 따뜻한 심성으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로봇 피노키오가 인간으로 변하고, 미래도시는 참다운 인간성을 회복하는 기적이….
「테크노 피노키오」에는 볼거리도 풍성하다. 얼룩말로 분장한 무용수들이 펼치는 숨가쁘게 빠른 템포의 탭댄스, 회전무대 위의 거대도시 장면과 각종 바다 동식물이 등장하는 수중장면, 대형 영상화면 등이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 원작의 「피노키오」를 바탕으로 오은희가 극본을 쓰고 배해일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SBS 예술단장인 김정택의 음악과 김성일의 안무가 작품에 경쾌함을 더해준다.
로봇 피노키오 역으로 이연경이, 인간 피노키오 역으론 판유걸이 나온다. 이 밖에 김성은·김현수 등이 출연한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4/24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