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도 언제까지(초점)

◎연말 자기자본비율 맞추려 ‘팔자’ 불가피/환율안정·부실금융기관 정리돼야 진정반등하는 주식시장에 퍼붓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주식시장은 원화환율의 연이틀 폭락으로 외환시장 안정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며 주식시장도 18포인트나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하한폭이 없어진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것과 함께 종합주가지수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환율의 급등락이 상하한폭 폐지에 따른 일반인들의 달러투매와 기관들의 매수에 의한 것이었다면 주가지수의 등락은 일반인들의 주식매수와 기관들의 매도에 의해 형성된 것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기관투자가들은 적정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내다 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보유주식을 모두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예측되는 연말종가대비 지수가 높다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상승에 대한 기관들의 악재인식 민감도가 일반투자자들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 정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6월말까지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된다는 전제아래 자신들의 재무구조가 공표되는 분기말, 즉 12월·3월·6월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팔 주식이 줄어들면서 매도강도는 완화될 것이다. 지난 10월 중 6백66억원을 순매수했던 국내기관들은 11월 3천2백62억원의 순매도로 반전한 데 이어 이달들어 15일까지 무려 8천7백1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기관들이 언제까지 주식을 매도할지 예측한다는 것은 무의미한지도 모른다. 증권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주식매도를 멈추는 시점은 금융 및 외환시장이 정상을 되찾아 기업들의 부도 도미노가 멈추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그같은 상황이 연출된다면 기관들은 주식매도를 멈추는 수준을 넘어서 매도한 강도에 비례해 강한 매수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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