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술심'으로 버티나 작년 김치보다 더 먹어…쌀 이어 제2 에너지 공급원으로'국민건강 영양조사' 20세이상 3명중 1명꼴이 비만상태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기나긴 경기 불황의 여파 때문일까. 최근 수년간 한국 성인 남성들의 알코올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20~40대 성인들은 매일 밥과 함께 먹는 김치(하루 평균 100g)보다 더 많은 121g의 맥주ㆍ소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6월 전국 1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 발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세 이상 한국인들은 지난해 1인당 매일 하루 8.1g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 조사 당시 알코올 평균 섭취량인 5.4g보다 무려 2.7g이나 늘어난 것이다. 조사를 담당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늘어난 2.7g은 소주 '반 잔'에 녹아 있는 알코올 분량에 해당한다. 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해 1세 이상 한국인들이 2001년보다 매일 소주 반 잔을 더 마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영양조사는 이처럼 알코올 섭취량 평균치를 급격히 높인 주범으로 20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남성들을 지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 하루 주요식품 섭취량은 20~29세의 성인층에서 쌀에 이어 맥주가 2위를 기록, 3위인 김치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어 소주도 5위를 차지했다. 30~49세 역시 백미ㆍ김치ㆍ맥주ㆍ우유ㆍ소주 등의 순으로 나타나 중년층에서도 맥주ㆍ소주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태였다. 특히 평균 8.1g에 달하는 알코올 섭취량에서 여성 섭취량은 2.5g에 불과한 반면 남성이 무려 13.7g으로 나타나 성인 남성들이 평균 섭취량 수치를 급격히 높인 것으로 뚜렷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영양조사는 맥주와 소주가 쌀에 이어 성인층에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제2의 공급원'이 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했다. 조사를 담당했던 김초일 진흥원 보건영양팀장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1g을 태워서 얻을 수 있는 열량은 4㎉인 반면 알코올은 이의 두 배에 육박하는 7㎉를 만들어낸다"며 "이는 한국 성인 남성들이 알코올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에 의존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20세 이상 인구의 비만 유병률(인구 1,000명당 수치)이 3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3명 중 1명꼴로 비만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0세 이상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은 28%, 당뇨병ㆍ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각각 8.1%와 8.2% 등으로 나타나 이들 인구 3명 중 1명은 심ㆍ뇌혈관 질환의 질병 위험요인을 1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력시간 : 2006/06/01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