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8월 청와대에서 한보에 대해 내사를 벌였으나 홍인길 당시 총무수석이 중단시킨 사실이 14일 밝혀졌다.정보근 한보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한보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의 신문에 대한 답변에서 『당시 청와대 모 비서관으로부터 주의하라는 질책을 받았다』며 이같은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정회장은 또 『지난 95년 12월께 아버지 정태수 총회장의 지시로 청와대로 가 홍인길 당시 총무수석을 통해 한리헌 당시 경제수석을 만난 것이 2천억원 대출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 대출과정에서도 당시 홍수석이 개입했음을 시인했다.<관련기사 4면>
정회장은 김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 『청와대 오세천 비서관이 점심을 먹자고해 지난 94년 가을께 롯데호텔 지하 중국식당에서 선배와 김씨 등 단 3명이 만난 이후 지금까지 김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오비서관은 『경복고 후배가 정회장을 소개해주어 알게 되었으며 94년인가 95년말께 그가 현철씨를 한번 만나면 좋겠다고 해서 3명이 식사를 한 일은 있다』고 언급, 정회장의 청문회진술과 상반됐다.
한편 현철씨는 지난 2월 한보사태 초기에 『정회장과는 96년 봄 고대 동문회 모임에서 악수하는 사람들 틈에서 얼굴을 봤다』고 말한 바 있다.<우원하·양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