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대금 급증 1년 반만에 거래소 추월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21일 1년 반 만에 거래소를 추월하고 오름세도 지속되면서 코스닥시장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기대가 일고 있다. 최근 인터넷주의 급등세도 이 같은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거대대금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매수주체가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개인들에 의해 주식시장이 움직이면서 상대적으로 개인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일시적으로 부각되고 있을 뿐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51포인트(0.25%) 하락한 600.57포인트로 마감했으나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0.21포인트(0.48%) 상승한 44.17포인트로 마감,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거래대금 역시 거래소시장은 1조6,000억원대에 그친 반면 코스닥시장은 1조7,000억원대를 기록, 지난 2001년 11월7일 이후 처음으로 코스닥 거래대금이 거래소를 추월했다. 그러나 이 같은 코스닥시장 강세현상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주도주로 떠오른 인터넷주를 제외하면 실적둔화에 따른 부담 등이 여전한데다 거래소시장의 프로그램 매물부담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의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되 종합주가지수 조정폭이 깊어질 경우 다시 거래소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거래소보다 코스닥에 대한 관심 커져=거래대금 역전현상은 거래소시장의 수급부담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10조원 안팎에서 정체된 가운데 지난 주 중반이후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매물부담에 직면하게 됐다. 또 외국인까지 2~3일 단위로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개인들의 관심이 코스닥으로 옮아가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거래소와 달리 코스닥시장은 지난 16일 이후 개인에다 기관 매수세까지 가담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6일 5일선 붕괴에 이어 19일에는 20일선마저 무너져 기술적인 지표가 악화됐지만 코스닥지수는 5일과 20일, 60일선이 정배열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1년 코스닥 활황세 때와는 여건 달라=하지만 이 같은 코스닥시장 강세현상이 장기화되기 보다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우증권은 지난 2001년의 경우 휴맥스와 씨엔씨엔터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군이 장기간 시장을 주도해 코스닥시장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인터넷주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반에 매기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성과 성장성 등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종합주가지수 정체국면에서 수급여건이 악화된 상황을 피해가기 위해 코스닥을 피난처로 삼은 `머니게임`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는 기본적으로 종목장세의 연속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단기적인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 조정 시 무게중심 다시 거래소로 옮겨갈 듯=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재료와 실적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여건이 양호한 코스닥 종목에 대해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박스권의 하단부로 접근하면 다시 거래소로 관심을 옮기는 유연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들어 개인들의 매매가 데이트레이딩(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가능한 매매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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