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자이나 래미안 퍼스티지 미분양 물량을 살 수 없나요?”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 미분양 물량을 분양가에 매입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이들 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이 속출한 만큼 이를 분양가에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데 따른 것. 분양가에만 살 수만 있다면 당장 몇억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반포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가 반포 지역 랜드마크로 변신했지만 리먼사태 당시에는 ‘미운 오리새끼’였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한 조합원 매도물량으로 아파트 시세는 끝없이 하락했다. 하지만 7~8개월여 만에 ‘백조’로 부활하며 상황은 급반전했다. 반포 자이의 경우 지난해 말 116㎡형(공급면적 기준)의 조합원 물량이 8억9,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13억~14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일반 분양가가 10억6,500만~11억7,7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7개월 만에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래미안 퍼스티지 역시 비슷하다. 114㎡형인 조합원 물량이 9억원에도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13억5,000만~14억원대에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일반 분양가 9억9,000만~11억1,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올랐다. . 이들 두 단지 모두 미분양 물량을 다 판매하고 현장사무소는 철수했다. 하지만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이를 사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반포 자이 등이 비싸다며 발길을 돌렸던 사람들이 이제는 분양가대로 살 수 있는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반포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는 분양가보다 2억~3억원가량 더 얹어야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됐다”고 전했다. 다만 GS건설은 반포 자이의 미분양 물량 156가구를 분양가에 부동산펀드인 ‘다올랜드칩사모부동산투자신탁 24호’에 매각했는데 이 물량 역시 분양가가 아닌 시세로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시세를 기준으로 반포 자이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를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이들 두 아파트의 급반전에 대해 “반포 일대에서 오래 만에 선보인 신규입주 아파트인데다 강남 중심부라는 가치와 뛰어난 교통ㆍ학군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빠르게 시세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