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사망 45% 살릴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1983~2004년 통계 분석결과
"20년간 '피할수있는 사망' 줄었지만 여전히 많아"


우리나라 연간 질병 사망자의 45.5%가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받았다면 살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삼성서울병원 송윤미(가정의학과)ㆍ정지인(건강의학센터)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1983~2004년 사망원인 통계연보를 토대로 질병에 의한 한국인 사망양상을 분석한 결과 질병 사망자의 45.5%가 ‘피할 수 있는 사망(Avoidable Death)’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983년(52%)보다 6.5% 포인트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높다. ‘피할 수 있는 사망’이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조기진단을 통해 적절히 치료함으로써 사망하지 않도록 할 수 있었던 상태를 말한다. 대한의과학회지 지난해 12월호에 실린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피할 수 있는 사망자는 1983년 인구 10만명당 173명(질병 사망자의 52%)에서 2004년 10만명당 65명(질병 사망자의 45.5%)로 줄었다. 21년간 10만명당 사망자수가 62.4% 감소했다. 연구팀은 피할 수 있는 사망질환을 3그룹으로 분류했다. 각 그룹의 사망추이를 살펴보면 질병 원인이 밝혀져 1차 예방으로 피할 수 있는 1그룹에서는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현격히 감소했고 간암ㆍ만성간질환 및 간경화 사망률은 80년대 후반까지 증가하다 90년대 후반부터 감소했다. 다만 폐암 사망률은 흡연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조기진단으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2그룹에서는 위암 사망률이 크게 감소한 반면 유방암ㆍ대장직장암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늦지 않게 진단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3그룹에서는 감염성질환ㆍ호흡기질환ㆍ고혈압성질환ㆍ위십이지장궤양으로 인한 사망은 많이 감소했지만 심장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증가했다. 송윤미 교수는 “보건의료 서비스 발달로 지난 20년간 피할 수 있는 사망이 크게 감소했지만 아직도 일부 질환은 피할 수 있는 사망의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욱 적극적인 보건의료 서비스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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