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미래 여는 디자인 지원 3.0] <2> 빛 발하는 디자인인력지원사업

디자인진흥원 파견 디자이너와 협업
외주업체 안 맡기고 제품개발까지 척척
맞춤형 인력 제공 중기에 단비… 인건비 70% 지원 등 파격 혜택
기업-디자이너 모두 '윈윈'

김영귀(가운데) KYK김영귀환원수 대표와 파견디자이너 등 직원들이 새로 출시될 신상품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디자인진흥원


#홈쇼핑을 통해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송학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화장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디자이너가 급하게 필요했다. 홈쇼핑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특성상 디자이너의 발 빠른 대처와 능력은 필수다. 중소·중견기업 디자인인력지원사업을 통해 이 회사에 지난 6월 파견된 최혜진 연구원은 강경아 송학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PPT 디자인부터 포장디자인, 3D디자인까지 전천후 디자인 능력을 선보였던 것. 그 결과 파견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강 대표는 최 연구원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송학은 현재 최 연구원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신상품 론칭을 진행 중이다.

#김영귀 KYK김영귀환원수 대표는 한국디자인진흥원에 의뢰해 LG전자 前 수석연구원 출신 A디자이너를 소개받았다. 평소 1등 브랜드는 디자인이 만든다고 생각해왔던 그는 디자인 인력을 충원하려 해도 중소기업이라는 한계 탓에 대기업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를 쓸 수 없었다. 결국 제품디자인 인력 없이 외주 디자인업체에게 많은 비용을 주고 제품개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 이 회사는 파견나온 A디자이너 덕에 자체 역량으로 '하이샤' 알칼리 이온수기(사진)를 디자인해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늘고 있지만 디자이너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곳이 많다. 기업 중 32.2%가 품질 및 디자인을 수출 경쟁 핵심역량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실제 국내 중견기업 중 9%만이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디자인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디자인인력지원사업은 이런 기업들에게 단비와 같다.

이 사업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맞춤형 디자인 인력 지원을 통해 기업의 창조혁신을 견인하고, 경력 디자이너에게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파견 디자이너 인건비의 70%를 지원, 임금에 대한 애로도 해결했다.

디자인진흥원은 지난해 10개사에 10명을 파견하려던 당초 목표를 넘어선 12개 회사에 14명을 파견, 기업과 디자이너의 만족도를 높였다. 14명 가운데 8명은 정규직 취업이 확정됐다. 올해는 20곳의 중기에서 20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디자인 인력과 엔지니어가 한 회사에서 서로 소통하며 제품개발에 나서니 그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며 "디자이너들도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디자이너는 130명에 달하지만 그중 15%만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지원규모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며 "권역별 취약지역 기업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단순 인건비 지원에서 벗어나 원거리 파견에 따른 체제비용 등 우수한 디자이너가 산업현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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