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수도권 외곽지역 전셋값 오름세

■ 8~9월 이사철 앞둔 전세시장
포천 상반기 10% 상승·학원가 인근 단지도 강세
과천등 버블세븐 지역은 6% 넘게 떨어져 약세
화성등 신도시 분양 앞두고 수요 크게 늘듯


전세 이주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본격이사철인 8~9월을 앞두고 전세시장 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많이 오른 강남과 분당 등 버블세븐 지역의 전세값은 올들어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강북과 수도권ㆍ신도시 외곽은 추격 상승세로 최근 전세값 오름세가 대체로 뚜렷하다. 하지만 전세값 하락지역 중에서도 강남구 대치동ㆍ양천구 목동ㆍ노원구 중계동 등 유명 학원가 인근 단지의 경우 전세값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도시 입주를 노린 전세 수요로 수원과 화성의 전세값도 심상치 않다. ◇버블세븐 내리고 수도권 외곽은 오르고=이번 이사철은 서민들에겐 유쾌하지 않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전세값이 비교적 싼 서울 강북과 수도권 외곽 지역의 전세값이 최근 오름세기 때문이다. 포천ㆍ동두천ㆍ양주 등은 상반기에만 전세값이 10% 이상 올랐다. 2년전에 비해 배 이상 오른 곳도 많다. 포천 소홀읍 주공 95.69㎡(29평형)ㆍ105.60㎡(32평형)은 2년전 4,000만원 하던 전세값이 8,000만원까지 올랐다. 서울 구로ㆍ강북ㆍ성북 등은 5% 가량 값이 뛰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10% 안팎 급등했던 서울 강남ㆍ송파ㆍ양천구나 분당ㆍ산본ㆍ과천ㆍ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은 올들어 전세값이 내렸다. 과천의 경우엔 상반기 동안 작년말에 비해 6%가 넘게 떨어졌다. 그렇다고 서민들이 외곽에서 버블세븐 지역으로 입성하기는 쉽지 않다. 이 지역 전세값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기 때문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12.19㎡(34평형)은 작년말 3억8,000만원에서 많이 내렸지만 그래도 3억원을 넘는다. 2년전에 비하면 4,000~5,000만원 가량 오른 값이다. 만기를 앞둔 세입자는 4,000만~5,000만원을 더 주고 재계약하거나 아니면 값이 싼 외곽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 ◇주요 학원가 인근 단지는 전세값 오름세=버블세븐 지역중 올들어 전세값이 떨어진 강남ㆍ양천의 경우 학원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여름방학을 앞두고 소폭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학원의 메카로 알려진 대치동의 경우 은마아파트 102.30㎡(31평형) 전세값이 최근 2억3,000만~2,억5,0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2억9,000만원 하던 것에 비하면 값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본격 이사철을 앞두고 최근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B중개업소 사장은 “예년에 비해 매수세가 뚜렷하게 늘고 있지는 않다”며 “중ㆍ고등학교 기말고사가 끝나는 7월 하순 정도가 되면 방학 전세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의 경우 신시가지7단지 아파트(고층)의 전세값이 최근 오름세다. 89.10㎡(27평형)의 경우 최저 1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게 지난 6월부터 매수세가 되살아 나면서 최근 1억8,000만~2억원까지 값이 올랐다. 인근 P중개업소 사장은 “보통 전세는 입주 한두달전에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8월 방학을 앞두고 6~7월께 매수가 몰린다”고 말했다. 노원구도 중계동 학원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세값이 강세다. 중계동 양지 대림 1차 82.50㎡(25평형)은 1억3,000만~1억5,000만원 선으로 최근 한달새 300만~400만원 가량 값이 올랐다. ◇화성ㆍ수원 등 신도시 분양 앞두고 전세 유입 지속적으로 늘 듯=통계청에 따르면 올 1~3월 전국 232개 시ㆍ군ㆍ구 중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도 화성시(1만3,344명)이다.다음은 경기도 용인시 1만2,018명, 서울 송파구 5,778명, 경기도 남양주시 5,598명, 인천 서구 4,894명 등의 순이다. 모두 신도시 분양을 앞둔 곳이다. 이들 지역 전세값은 앞으로 계속 오름세를 탈 전망이다. 지역우선공급제도에 따라 신도시 분양을 받으려는 청약통장 가입자들 중 해당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전세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민간택지는 100%, 20만평 이상의 공공택지에서는 30%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 분양해야 한다. 특히 광교신도시와 동탄2 신도시가 각각 2009년, 2010년 분양을 앞두고 있어 해당지역인 수원과 용인, 화성시 주변에 전세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동탄1 신도시 시범마을 월드메르디앙 79.19㎡(24평형)의 경우 입주초기 전세값이 6,500만원 선이던 게 지금은 9,000만원을 줘도 매물을 구하기 힘들다. 인근 W 중개업소 사장은 “전세 공급물량이 적어 지속적으로 전세값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최근 동탄2 신도시 청약을 노린 수요가 가세하면서 전세값이 많이 뛰었다”며 “오는 9월 1단지 7,000여 가구 입주가 시작될 때까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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