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세계경기침체로 '내년 수출 불안'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다 세계경제 호조세마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 수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무역협회의 4/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 결과 기업들은 체감 수출경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다고 답하는 등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9월 수출증가율은 23.5%에 그쳐 지난 5월 41.9%를 기록한 이후 넉 달 연속 둔화됐다. ◇ 세계경제 둔화 전망=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경제의 성장이 올해 4.6%에서 내년 3.9%로 둔화되는 것을 비롯해 세계 경제가 내년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세계 상품시장도 IT경기가 올 하반기 정점을 이루는 등 교역 호조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우 하반기 성장이 8%로 둔화되고 경기과열이 진정되면서 내년은 연착륙을 보일 것으로 무역협회는 진단했다.중국의 수입수요가 10% 정도 줄어들면 우리경제의 국내총생산 성장율은 0.6% 포인트, 경상수지 흑자는 20억달러 정도 낮아질 것이라는게 전경련 의 분석이다. ◇환율 하락 기조 우세= 작년말 1200원대의 안정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 2차례에 걸쳐 하락세를 시현하며 최근 1150원 내외를 기록중이다. 연평균 환율은 지난 3년간 매년 30~60원 하락하는 등 원화가 강세기조를 보여왔으며 이는 우리 수출 호조와 미 달러화 약세 정책에 따른 것이다. 무역흑자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달러약세/엔화강세로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화가치가 유로화 등 일부통화를 제외하고 주요 경쟁국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업계는 채산성악화와 가격경쟁력 악화를 고민하고 있다. 무역협회 실사 결과 수출기업의 적정환율은 평균 1186원으로 조사돼 최근 환율은 적정 환율을 30~40원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의 약 40%가 출혈수출에 직면한 상황이다. ◇고유가 지속전망=국내 수입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30달러 후반대를 맴돌면서 산업계에 원자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화섬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최근 유가 상승이 원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체 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항공업계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 밖에 전자 자동차 건설 식품업계 등도 전체적인 비용상승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무역협회는 중동 두바이유가 37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무역수지가 연간 120억달러 가량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중동지역 정정 불안 등으로 유가의 상승요인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보호주의로 무역마찰 증대= 올 1~8월 자유무역협정(FTA)는 7건 발효되고 6건의 협상이 타결되는 등 갈수록 전세계적 FTA 체결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지난해 5500억달러) 여파로 무역규제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KOTRA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한국산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미국이 22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통상환경에서 중국의 부상과 경쟁도 주목되는 분야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우리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으며 우리의 3번째 수입대상국이다. 또 세계시장에서 주력 수출품목이 겹치는 등 한중간 경합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한중간 10대 수출품 중복은 지난 96년 아무것도 없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5개로 늘었다. 컴퓨터부품, 송수신기기, TV, 반도체, 컴퓨터 입출력 장치 등이 중복 품목이다. 특히 중국의 전기전자부문 기술경쟁력이 제고되고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입대체산업 육성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투자의 역수입도 예고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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