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금융계에 투자된 외국 자본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관측통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려는 서구 은행들의 자구책으로 분석하면서도 금융 노하우를 전수 받으려는 중국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주 스위스은행 UBS가 중국은행 지분 1.3%를 8억3,500만달러에 매각한 데 이어 전날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중국건설은행 지분 2.5%를 28억달러에 처분했다.
또 영국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도 현재 보유중인 30억달러 규모의 중국은행 지분 4.3%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들 은행들은 "현금 확보를 위한 지분 축소"라며 확대해석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셀 차이나(Sell China)'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의 홀거 미카엘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외자의 은행 지분 참여를 20%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여전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 은행들이 중국정부에 실망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움직임을 추세적인 외자 이탈로 보기엔 무리라고 지적한다. 베이징 인민대의 자오시쥔 교수는 "외국 은행이 자기네 비즈니스를 먼저 살리기 위해 중국 지분을 줄이는 것으로 전반적인 외자 철수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ING 그룹이 지난 10월 베이징은행 지분을 16%에서 외자 상한선인 20%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힌 점을 상기시켰다.
JP모건의 새무언 천 애널리스트도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 전망이 무척 밝은 중국 금융시장을 외면할 외국 자본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