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회복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이에 힘입어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가 2일 오전 한때 1만8,000포인트를 돌파, 지난 97년 9월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닛케이 지수는 오후 들어 매매차익을 얻기 위한 매도물량이 늘어나면서 상승률이 다소 낮아져 전날보다 81.86포인트(0.46%) 오른 1만7,942.1 포인트에 마감됐다. 이날 주가지수도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전날의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은 이날 『주가가 계속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뢰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며 『당분간 강세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장도 『아직 본격적인 경제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낙관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소비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아시아 지역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의 회복세는 단순히 지표상뿐 아니라 실물경기 체감도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주요 민간연구소들은 최근 잇따라 경기동향지수(DI)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기업의 실물경기 체감도를 나타내는 일본은행의 단칸(短觀)지수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단칸지수를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분기중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년여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1.9%의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지난 1일 발표된 5월 실업률도 4.6%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계속 늘어나던 일본의 실업률이 감소세를 보인 것 10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일본의 GDP 성장률과 실업률 감소가 계절적 요인과 일본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일본 기업의 경영실적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다른 지표들이 여전히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엔화 가치는 미국 경제의 계속된 고도성장 전망에 따라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일본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당 120.85~87 엔대에 거래되는 등 강세 기조를 지속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