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벌·금융정책 일대전환 계기될 듯【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의 언론들은 한보철강 부도와 관련,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표출된 것이며 정부의 재벌 정책및 금융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한보 사태가 무리한 경영, 성급한 기업확장, 사업 위험도에 대한 은행의 분석 결여등 한국 경제의 고질병이 초래한 결과』라면서 이번 사태로 한국 정부가 더이상 문제있는 기업을 구제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기업인들은 정부가 금융의 틀 속에 재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지는 한보의 채권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신용도 분석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보에 대한 대출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 한국의 금융계는 정부의 정책을 근거로 대출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은행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어 더이상 구제금융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새로운 재벌정책이 한국 금융계의 현안으로 부상했으며 이는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정책이 쌍룡자동차가 정부에 금융지원을 요청한데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현대그룹이 한보 철강의 가장 유망한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으나 현대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지는 한국 기업인들의 말을 인용, 한국 정부가 더이상 기업에 금융구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기업의 연쇄부도와 대량 실업사태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어 이번 부도로 한국정부가 은행의 인수및 합병(M&A)을 원활히 하는 내용의 금융개혁을 조기에 시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은행들은 포항제철에 한보 철강 인수를 요청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CNN방송은 김영삼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김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들이 한보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음을 밝혔다면서 한보 스캔들은 노동법 개정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정치적 위기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