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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계획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가구 업계 최초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한샘(009240)의 성공 역시 켜켜이 쌓인 계획과 숱한 시도에서 비롯됐다. 지난 5년간 매출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 한샘은 가구 제조 회사에서 유통 전문 회사로 거듭났고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점검하며 '연 매출 10조 기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품질경쟁력과 원가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인테리어 유통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샘은 가장 먼저 유통망을 ik유통·온라인·플래그숍·대리점 등으로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키웠다. 그 중에서도 한샘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분야를 꼽는다면 바로 ik(interior kitchen) 유통이다.
ik유통이란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전국의 인테리어 업체와 제휴해 부엌가구와 수납가구, 욕실, 마루 등 건자재까지 공급하는 사업 모델이다. 부엌을 구매하는 고객의 70~80% 이상이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하는 점에 착안, 2008년부터 시작한 ik유통은 부엌 유통 중심으로 성장하던 한샘이 건자재 유통까지 더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주춧돌이 되고 있다. 출범 초기인 2009년 3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ik유통은 2012년 1,028억원까지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약 1,45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샘은 온라인 유통에서도 자타공인 가구업계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자체 운영 쇼핑몰인 '한샘몰'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결과 온라인 사업 부문 매출이 2008년 173억원에서 지난해 939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30평형대에 거주하는 청년층 고객을 주 타깃으로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결과다. '국민책장 샘' 등 숱한 히트 상품들이 상당수 오프라인 제품 매출을 뛰어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한샘몰 입점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가격을 단일화하며 가구·인테리어 업계 대표 온라인몰로 자리매김한 점 역시 주효했다.
한샘에 따르면 시행 2개월 만에 입점 업체수가 40%, 순방문자(UV·일정 기간 사이트를 방문한 서로 다른 방문자수 합계) 역시 시행 전보다 30% 증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입점 수수료 면제와 가격 단일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는 해외 유명 온라인 쇼핑몰의 한국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대형화·고급화도 한샘 '10조 시대' 개막을 위한 주요 키워드다. 한샘은 서울(논현·방배·잠실), 경기(분당), 부산(센텀시티)에 이어 지난 3월 서울 목동에 토털 홈 인테리어 유통매장인 '한샘 플래그숍' 6호점을 열었다. 올 연말 한국 진출을 앞둔 가구 공룡 이케아가 근교에 5,000평 규모의 창고형 매장을 오픈하는 것과 달리 한샘은 규모는 2,000~2,500평 규모로 작지만 도심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설계·상담·시공 등 원스톱 서비스로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대접을 받으며 편리하게 집을 꾸미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읽은 결과 한샘의 플래그숍은 2009년 3개 매장, 583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5개 매장으로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통 유통채널인 대리점 역시 한샘의 유통 대형화·고급화 전략에 보폭을 맞추고 있다. 한샘은 100~150평형대였던 인테리어 가구 대리점을 2012년부터 300~500평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인테리어 소품을 통해 집객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100평규모의 생활용품 코너를 추가했다.
또 다양한 컨셉트룸과 함께 지역 대표 아파트를 그대로 매장에 접목한 모델하우스 인테리어를 전시해 누구나 매장을 방문해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7월 현재 한샘의 대형 대리점은 전국 30곳에 달한다.
부엌·욕실 등 리모델링 쇼핑에 특화된 '키친&바스(kitchen&bath) 전시장'도 각광을 받고 있다. 2012년 대구 전시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키친&바스' 전시장은 100~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에 부엌가구부터 수납 가구, 욕실 등 인테리어 공사에 필요한 다양한 건자재를 전시하고, 쿠킹클래스·에듀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개최해 가구 전시장 기능을 넘은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2008년 매출 4,114억원에서 지난해 1조69억원으로 불황 속에서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온 한샘은 현재의 성장 전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양하 회장은 "부엌가구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던 한샘이 국내 1위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다"며 "국내 주거 문화를 책임지는 선도기업으로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한샘의 변화와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