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외교통상부가 2005년 벽두부터 호된 `새해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지난 달 26일 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해 영사과를 중심으로관련 부서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새해를 맞이 하고, 보름 정도 지난 10일 현재까지대부분이 밤을 새다시피 하고 있으나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태국 쓰나미 피해지역인 태국 푸껫섬과 피피섬의 상황을 전한 모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을 계기로 한국인 피해자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성의와 안이함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하자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망연자실했다.
당시 외교부 홈페이지(www.mofat.go.kr)는 2∼3일 사이에 항의 및 비난성 메일이 수 천건 폭주하면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직원들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면서도, 속으로는 비난 일색인 네티즌들의 메일 접속에는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틀 뒤인 7일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이 외교활동을 위해 배정된 예산을한국인 접대나 대사관 직원 회식비 등에 전용했다는 것을 골자로 한 감사원 조사 내용이 보도되자 외교부 관계자들은 "하필 이 때.."라며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다.
지난 주말 쓰나미로 인한 한국인 피해가 사망 12명, 실종 8명, 그리고 소재 미확인 건수도 90건으로 줄어들면서 `한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이라크무장단체에 의한 `한국인 2명 납치설'이 접수되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현재 외교부는 쓰나미 피해 관련 수습은 본부에 설치된 상황실을 중심으로, `한국인 납치설'은 영사과와 중동과, 안보정책과를 중심으로 각각 대처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일 "쓰나미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서니, 이라크무장단체에 의한 한국인 납치설이 불거졌다"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정말 `영일'(寧日)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누구에게 불평을하겠느냐.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해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潘基文) 장관은 지난 3일 새해 시무식에서 "금년이 결코 쉬운 한해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월 1일 사무실에 나와 근무했던 것으로 미루어봐서도 많은 도전과 시련, 난제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외교의 제1 목표로 `국민과함께 하는 외교'를 역설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