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교체를 마무리한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2개국(G2)이 동시에 무역수장도 교체할 예정이어서 양국 무역관계에 어떤 변화가 초래될지 주목된다. 일단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을 때도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던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교체되면서 양측 간 분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 부장은 지난 14일 끝난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중앙위원에서 탈락함에 따라 내년 3월 전국 인민대표대회 때 상무부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천 부장의 실각에도 중국 무역정책이 큰 변화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서방에서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천 부장이 미국ㆍ유럽연합(EU) 등과의 무역분쟁으로 중국 내에서 강경 여론이 쏟아질 때도 신중한 단어를 사용하며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던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신사적인 태도가 낙마의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중국 당대표들이 천 부장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미국이나 EU와의 무역관계에 좋지 않은 징조로 중국이 포퓰리즘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천 부장은 EU와의 무역에서 3대 해결과제인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 해제, 시장지위 획득, 태양광 무역소송 저지 등을 해결하지 못해 중국 내부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차기 상무부장은 자국 내의 강경론을 고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천 부장의 후임으로 가오후청 상무부 부부장과 황싱궈 톈진시장 등이 거론되지만 무역정책에 대한 이들의 입장은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또 그동안 중국 무역협상에 관여했던 고위관리인 왕치산 부총리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에서도 대외협상을 이끌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