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속도내는 우리금융 민영화

조세특례 이어 합병 방식도 순풍
'우리은행 잔존법인'으로 기울어


국회 파행 등으로 꼬였던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작업이 최근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우리은행과 지주의 합병 방식이 우리은행을 잔존법인으로 하는 쪽으로 사실상 확정됐고 지방은행 매각을 좌우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이달에 무난히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우리금융이 지주를 우리은행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합병 방식 조율을 거의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115년 전통의 브랜드를 계속 살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공자위원들을 만나 설득한 결과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13년 역사의 지주보다는 은행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데다 마케팅은 물론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지주로 합병하면 이제껏 우리은행 명의로 발행된 채권의 부대 조건 변경에 따른 비용 등 직간접적인 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미 내부적으로 은행으로의 합병에 반대하는 지주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총 2,000억~3,0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면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은행 측의 판단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경영진과 공자위가 이견 조율을 끝내고 잔존법인을 우리은행으로 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며 "우리은행으로 합병한다 해도 매각 일정이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우리은행의 매각 방식이 최종 확정되는 만큼 하반기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남·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매각 작업도 8부 능선을 넘기 직전이다.

6,500억원 규모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특법 처리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내부적으로 법안 처리를 확신하고 있다. 오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를 거쳐 24일 기재위 전체회의, 본회의 처리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마저 내놓는다. 이런 자신감은 기재위 의원들로부터 법안 처리 확답을 받았다는 데서 나온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법안 처리 반대 분위기를 주도했던 야당 측 의원 설득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여당과 야당은 최근 국회 파행의 빌미가 됐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사퇴를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등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계 인사는 "우리금융으로서는 이달에도 법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지방은행과 우리은행 매각 작업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잘 마무리되는 양상"이라며 "우리은행 매각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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