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자병법은 최고의 병법서, 현대 경영서로 각광받아 왔다. 그림은 송대의 군사학교인 무학(武學)에서 병법과 무예를 익히는 장면을 그린 '무학습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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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심오한 철학적 사고, 풍부하고 종합적인 군사학설, 세밀한 실전경험의 전달, 간결하고 함축적인 단어 등으로 병가의 성전(聖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저자는 춘추시대 오나라 왕 합려를 섬기던 손무(孫武)로 알려져 왔으나 손무(孫武)의 손자인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전략가 손빈(孫臏)이라는 설도 공존해왔다. 그러나 1972년 4월 은작산 한나라 무덤에서 대량의 죽간이 발견돼 손자병법과 손빈병법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뒤 손무의 기록이 손자병법의 원본이고 손빈의 저작물은 제나라의 손빈병법이라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기원전 6세기(BC 600년)경 활약했던 손자는 당시 유명한 군사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춘추시대에 의로운 전쟁은 없다(春秋無義戰)'고 할 만큼 그가 살았던 사회환경은 제후들의 패권싸움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손자에게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가장 중요 문제였다. 손자가 어느 누구보다 전쟁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한 인물로 꼽히는 것도 그런 시대적인 배경 때문이다.
손자의 기본사상은 '전쟁을 신중하고 무겁게 여겨야 한다'는 것. 여기에 바탕을 둔 '전쟁으로 전쟁을 멈추게 하고', '전쟁해서 이기는 것보다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 등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군사적인 파괴력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대전(現代戰)에서 더 적합하다는 얘기도 있다. 손자는 나라가 국가들 간의 경쟁에서 확고한 입지를 세울 수 있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여러 방면에서 지금보다 더 강한 실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외교관계를 잘 이용하면 무력으로 위협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거나 싸움을 하지 않고도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은 매우 복잡한 군사행위다.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적정(敵情) 모두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쟁터의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누가 어떻게 충분한 준비를 하느냐, 혹은 누가 전쟁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리를 얻기도 하고, 반대로 우위를 차지했다가 전세가 뒤집혀 실패를 맞기도 한다. 화약연기 없는 전쟁터로 비유되는 현대경영에 손자병법이 접목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손자병법은 초창기 병서에서 탈피해 문인, 학자, 전문가, 경영인들의 애독서로 자리잡으면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읽혀왔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손자병법을 꼽기도 했다. 저자는 원전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상세하고 정확하게 주석을 달고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연구성과와 전쟁, 일상생활, 경영 등 다방면에서 적당한 실례를 찾아 제시함으로써 손자병법의 사상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부록 개념으로 손빈의 '손빈병법'도 맨 뒤에 실었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