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4> 신용웅 부품소재투자기관協 회장

"부품소재 40개社 300억 지원"…민간투자 선행·상용화 가능해야 자금 제공
대기업등 수요기업 부품소재 투자도 유치…‘전문투자조합’ 확보…올 5회 해외 로드쇼




신용웅(65)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장은 “올해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40여개사에 총 200억~300억원 가량을 투입, 연구개발(R&D) 및 핵심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특히 기술개발능력이 있어도 시장에서 상용화될 수 없다면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민간 투자가 선행돼야만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신 회장은 “민간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기술개발자금의 75%이상을 투자 유치해야 정부자금을 지원해주는 ‘시장수요형 민관매칭 시스템’이라 철저히 시장친화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A사가 핵심 부품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10억원이고, 개발기간이 2년이라면 민간투자기관으로부터 10억원의 75%이상을 유치해야 협의회가 10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이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5년간 이 사업을 통해 1조원가량이 지원됐다”며 “이 정도면 10조원 이상의 은행 여신과 맞먹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이 끝나고 시장에서 상용화된 후 기술료 명목으로 원금의 일부(중소기업 20%, 대기업 40%)만 상환하면 돼 메리트가 크다. 이 사업을 통해 지원된 기업의 가치도 제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319개 수혜기업 가운데 대다수가 핵심기술개발의 상용화에 성공해 매출을 올리면서 기술료 회수율은 90%를 웃돌고 있다. 특히 메디포스ㆍ텔레칩스ㆍ파워로직스 등 15개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것을 비롯해 지난 연말에는 반도체 설계업체인 픽셀플러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신 회장은 “지원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지난해부터는 칼라일, HSBC 등 세계 유수의 투자 기관들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기술료 환수가 본격화되는 만큼 이 사업을 통한 지원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의회는 올해 대기업 등 수요기업의 부품소재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데 힘쓸 계획. 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 대기업과의 사업 연계 등을 고려하는 한편 대기업도 부품소재 전문 투자조합에 자금을 출자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신 회장은 “세계적 수요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야만 매출이 늘고, 이것이 다시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 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며 “정부도 부품소재업체들이 세계적 기업이나 연구소, 대학 등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세우고 기업규모도 대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중소ㆍ벤처 기업 투자를 위한 출자자금을 모태펀드로 일원화함에 따라 모태펀드에서 출자되는 조합 가운데 부품소재전문투자조합을 확보하고, 모태펀드에서 출자하는 비율도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또 다음달 부품소재기업 CEO 100여명이 참여하는 ‘MCT CEO 서밋(SUMMIT)’을 구성,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들을 정부에 건의하는 창구도 마련키로 했다. 해외 기업설명회(IR)도 투자 자금 유치에 유용한 방편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회장은 “오는 3월에 홍콩 로드쇼를 시작으로 총 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올해는 국내기업에 투자관심도가 남다른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총 5회의 해외 로드쇼에 나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밖에 협의회는 대일 무역 역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4년 결성된 재팬데스크의 활동 방향도 예전의 제조업 유치에서 수요기업 밀착형 및 R&D 투자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생각이다. 재팬데스크는 그간 일본의 11개 기업으로부터 8,319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삼성전자 등 수요기업의 LCD투자 확대에 따른 일본 부품업체의 국내 공장 설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제조업 위주의 투자유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용웅회장 약력 ▦41년 부산 출생 ▦64년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졸업 ▦84년 한독프라스틱공업 대표이사 ▦89년 원림 대표이사 ▦99~2001년 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98년~현재 한빛창업투자 대표이사 ▦2002년 11월~현재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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