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커스] 美주도 세계석유시장 격변 올수도

이집트 민주화시위, 사우디등 親서방국 확산땐
수급 불안으로 유가 요동
글로벌 증시 급락 등 거센 후폭풍 불어 닥칠듯


튀니지발 '재스민' 혁명의 향기가 30년 철권 통치국인 이집트 국경에 스며들면서 세계경제에 새로운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 열풍이 주요 중동 산유국에 도미노 시위로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 수급불안과 글로벌 증시 급락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글로벌 경제에 불어 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동 석유패권을 지탱하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정권이 붕괴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친서방 정권도 안심할 수 없어 미국 주도의 세계 석유질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오마르 술레이만(75) 정보국장을 부통령에, 아흐메드 샤피크(70) 전 항공부 장관을 총리에 임명하는 등 내각개편에 나섰지만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충돌 사태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이집트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요구 시위가 발생한 이래 사망자가 최소 100명을 넘어서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카이로와 수에즈ㆍ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의 통행금지를 선포한 가운데 이집트 부유층은 두바이 등으로 급히 탈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집트 유혈사태에 따른 경제적 파장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무려 4.3%(3.70달러) 급등한 배럴당 89.3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경우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 소재 상품전문 헤지펀드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길더프 파트너는 "이집트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도미노 효과를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는 이날 146개 전종목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전날보다 7.5% 폭락했다. 뉴욕증시도 다우지수가 1.3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79%와 2.48% 급락,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미국 재무부채권 수요가 몰려 올 들어 처음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금값은 1.7%나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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