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이 대부분 대법관 후보였다가 탈락한 법관들로 구성돼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법재판관 8명 중 7명이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가 탈락한 인물들로 나타났다. 이정미 현 헌법재판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7명이 모두 대법관 후보였다.

박 의원은 “엘리트 고위법관이 대법관 후보에까지 올랐다가 아쉽게 탈락해 패자부활전 식의 위로인사로 헌법재판관에 지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현행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관은 9명은 대통령이 임명하되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고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박 의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대법원장이 직접 헌법재판관 3인을 지명하는 것은 지나친 권력집중이 아니냐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면서 “대법원장이 헌법상 법원과 별개의 독립된 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구성을 담당하는 권한을 가지는 것 자체가 권력분립 또는 권력균형적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인을 지명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것이지만 향후 개헌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다”며 “개헌 이전이라도 법원의 의지만 있다면 대법원장의 재판관 지명과 관련한 논란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대법원 내부의 합의체에서 헌법재판관을 선출하는 방법, 지명 전 대법관회의 의결을 거치는 방법,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사법부 외의 인사들이 참여해 후보를 정하고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