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최종부도] 법정관리후 매각추진…GM이 "유일한 희망"
진로와 파장
대우자동차의 부도가 주는 파장은 크다. 법정관리를 밟으면서 매각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부품업체의 연쇄도산, 판매부진, 맥각협상의 부진, 금융권의 부실 등. 특히 IMF 이후 되살아나던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는 또한번 상처를 입게됐다.
◇대우차 어디로 가나=대우차 이좋대 회장은 “되도록 빨리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차가 법정관리 신청을 내면 법원은 3개월정도의 시간을 두고 신청이 타당한지의 여부를 가려 수용ㆍ기각여부를 결정한다.
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지면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나와 회사경영을 맡지만 기각되면 빚잔치인 청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 대우차는 해외매각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있어 청산보다는 법정관리 결정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는 국내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해외법인은 제외된다.
법정관리후 대우차는 상당수 직원들의 이탈과 국내외에서의 판매감소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아사태 때도 급여가 끊기면서 1만여명의 직원이 회사는 떠났으며 차 판매가 급격히 줄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자연감소는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 몸집줄이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대우차는 새 주인 찾기가 발등의 불인 만큼 본격적인 해외매각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매각외에는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라는게 회사나 채권단의 판단이다.
◇해외법인 타격=법정관리 범위에는 속하지 않지만 부도소식으로 판매감소는 불가피하다. 대우 관계자는 “법인별로 해외 채권자들이 채권회수에 나서고 딜러들이 흔들릴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 판매급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악화로 폴란드 FSO공장은 3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대우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법인을 4~5개를 정리할 방침이지만 부도 여파로 청산이나 매각대상 법인수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상황은 대외신인도 추락 등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전망이다. 2차 퇴출발표로 회복되는 듯 하던 구조조정에 대한 해외의 긍정적인 시각이 다시 냉각될 수 있다. 이 끊기게 됨에 따라 공장 라인이 서게 되고 이는 곧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져 연쇄 부도 가능성이 높다.
◇GM과의 매각 협상= 이제 GM은 대우 회생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GM은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한 예비실사를 마무리하고 추가 실사를 계속해 협상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 고위 관계자는 "아직 GM이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조만간 매각협상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전해 올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정밀실사와 협상을 병행하겠지만 올해 안에 급진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GM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는데다 아직 변수가 많기 때문에 대우차가 GM의 새로운 클린 컴퍼니로 재탄생하는 시기는 내년 중반이나 돼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우차 관계자는 “기아나 삼성차도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매각한 만큼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지만 판매급감 등 상황이 악화되면 협상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하지만 법정관리는 우발채무 등 각종 악재가 사라지면서 매각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고광본기자 kbgo@sed.co.kr
입력시간 2000/11/08 17:11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