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對美 유화제스처 뚜렷

‘鄭·金면담’ 이후 원색적 용어 탈피·논조도 유연해져

북한의 미국에 대한 태도 역시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한ㆍ미 정상회담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면담 이후 대미 온건제스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뉴욕접촉 과정에서도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지칭해 ‘기승을 부리는 암탉’,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멍텅구리’라고 쏘아 붙이는 등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왔으나 대미 비난의 톤이 한결 누그러지고 있다. 6ㆍ25를 맞아서도 다른 해와 달리 격렬한 반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매체의 대미 논조도 공세보다는 ‘공존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더욱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으면 이를 철회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죄 및 철회'라는 지금까지의 회담 재개 조건에서 유연성을 보였다. 북한과 미국의 상대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교류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북ㆍ미가 어떤 접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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