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날일자의 맥점

제5보(43~49)


흑47과 49는 진작부터, 그러니까 야마시타가 좌변을 '처진 날일자'로 슬라이딩을 했을 때부터 장쉬가 노리던 콤비블로였다. '날일자는 건너붙이라'는 기훈은 프로기사들, 특히 공격 성향의 프로기사들에게는 금과옥조 같은 것인데 지금은 정말로 기가막힌 맥점이 되고 있다. 흑47의 주문은 참고도1의 백1로 굴복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흑은 2로 하변을 최대한으로 키울 예정이다. 야마시타는 백1로 굴복하는 것이 싫어 실전보의 백48로 젖혔는데…. "대국하던 날 도쿄 일본기원에서는 여러 신예 기사들이 모여 검토회를 열었는데 이 콤비블로를 당해서는 백의 고전이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어."(하네) "하지만 백이 폭삭 망하는 것도 아니니 고전 운운은 좀 심한 얘기 같아. 공격의 맥점은 늘 등장하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지."(다카오) "사실은 주문하는 대로 굴복해 주었어도 백이 그다지 불리한 건 아니야."(하네) "굴복만 해준다면 하변이 워낙 커서 흑이 괜찮다고 봤어요."(장쉬) 흑49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4로 중원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작전이다. 중앙의 백 한점이 졸지에 고아처럼 떠돌게 될 것 같다. "선수로 끊기다니. 백이 걸려든 형상인 것은 분명하겠지."(다카오) "발상을 조금 전환시켜 보자. 백이 통렬한 자리를 끊었다고 말이야. 흑이 꼭 좋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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