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중심으로 재정적자 불안 우려가 가중된 가운데 국내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리 하락세가 지속됐다.
그 동안 매수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달러 강세 속에 국채선물 시장에서 일부 차익매물을 내놓았지만 증권 등 기관들이 5년물을 추격매수하면서 시장을 강하게 이끌었다.
채권시장 입장에선 일단 두 가지 정도가 주목된다. 우선 대외 신용위험 여파로 이머징마켓 자산 및 채권 투자에 관한 유동성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향후 정부ㆍ공공부문의 경기 부양동력 축소(재정적자 축소) 가능성, 선진국 소비 위축 등 대외 경기 측면에선 금리 하향에 우호적인 재료로 보인다.
두 번째로 미국ㆍ영국과 같은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의 재정위험 및 국가신용 악화 파급과 관련해서는 국제 공조가 보다 긴밀해지면서 그 영향이 전면화될 가능성이 아직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선진국이 주도할 출구전략 및 긴축이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등의 충격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연초 이후 발행물량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권 등 RBC(위험조정 자기자본제도) 관련 수요 등으로 인해 공사채 등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대규제 이슈와 더불어 대출 증가세가 둔화돼 은행채의 발행 및 기관들의 매수 편입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 또한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고금리가 매력적인 공사채 수요는 상대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이번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전망(2.0%)이 우위라고 보면 여전히 장기채보다 단기채에 대한 투자 성과가 우월한 편이다.
하지만 대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성장둔화 기대를 바탕으로 5년물의 딜링용 투자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커브 플래트닝 시도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주초 5년물 입찰은 지난 1월에 이미 월평균 국고채 발행물량을 훨씬 상회하는 3조원 중반의 물량이 소화된 상황에서 크게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외국인과 보험권의 10년 이상 장기물 수요는 상대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주초 5년물의 추가 강세가 제한적이면 금리 낙폭 역시 제한될 것이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선물시장 등에서 시세 분출 여지가 있어 대기 매수관점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