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급락·프로그램 매물…" 1,300선 버틸까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가까스로 지수 1,300선을 버티고 있는 증시에 대형기술주들이 찬물을 끼얹었다.
15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으로 하이닉스[000660]반도체를 비롯한 대형기술주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이들 종목이 일제히 급락했다. 여기에 3천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25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간신히 1,300선을 지켰다.
전문가들은 1월 원화강세로 인한 자동차주 약세에 이어 이달에는 정보기술(IT)주 하락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버텨내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낸드플래시 및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 지수 버팀목인 대형기술주 약세는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증시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대형기술주, 당분간 지수 상승에 제동 = 이날 대형기술주들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앞세워 일제히 하락하자 개장 초 오름세로 출발한 증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전기전자주에 대해 각각 1천억원 이상씩 순매도를 나타내며 이들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가 3% 가까이 하락해 65만4천원으로 마감했으며 하이닉스는 12.27% 하락해 2만8천950원으로 마쳤다.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의 급락은 코스피지수를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이상씩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하이닉스의 급락에 대해 MSCI 지수 편입 기대 무산에 따른 실망감과낸드플래시 가격 급락에 따른 우려로 기관과 외국인의 실망 매물이 동반 출회 됐기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영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이날 프로그램 매물을 제외한 나머지 투신권매물은 모두 하이닉스 등 전기전자주 매도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낸드 플래시 자체의 호황 국면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가격 약세 국면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기관과 외국인이 IT주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낸드플래시 및 D램 가격은 3~4월에 한 번 더내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이들의 주가 하락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급 중립..1,300 버티면 선방 =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1월 환율 악재로 인한 자동차주 조정에 이어 대형기술주마저 침체양상을 보이면서 증시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전반의 수급상황은 나쁘지 않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기술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현대차[005380] 등이 시가총액 상위 5위권에 포진해 있어 지수에 절대적인 영향을미치기 때문이다.
수급 측면에선 한 때 1조2천억원까지 치솟았던 프로그램 매매의 매수차익거래잔고는 4천억원 수준에 불과해 매수 여력은 있는 편이며, 투신권 주식형펀드로 이달들어서도 하루평균 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수혈되고 있다.
또 현재까지 외국인의 경우 대량 매도가 우려되고는 있지만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은 채 '중립' 수준이어서, 전반적인 수급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앞으로 IT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증시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영 과장은 "투신은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돼 크게 기대할 수는 없지만 나쁘지도 않다"며 "다만 프로그램 매매와 관련해선 외국인의 선물 매매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수출주인 자동차와 IT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통.유틸리티 등의 방어주들이 살아나면 코스피지수도 1,300선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입력시간 : 2006/02/15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