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 지배세력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은행 내부에서 큰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국민은행 주축 노조인 1노조의 성낙조 위원장은 22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긴급 노조회의를 소집했다. 성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내부에서 충분히 걸러졌어야 할 문제가 KB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외부로까지 번진 것”이라며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한 퇴진 운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 회장과 이 회장은 일단 사직서를 내놓고 직원들의 재신임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 참에 KB의 잘못된 지배구조와 사외이사 시스템 등을 고치기 위해 노조 차원의 대대적인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3노조 역시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고객과 국민 앞에 낯을 들 수 없이 부끄럽다”며 “전·현직 낙하산 경영진에 대한 고소 및 현직 경영진의 퇴진을 위해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부 금융관련 시민단체 역시 이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금융소비원은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이권 등을 수사해 달라며 임 회장과 이 행장, 사외이사들을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