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경쟁 '편가르기' 양상

유시민 '왕따 논쟁' "反정동영" 발언으로 촉발
386의원·일부 후보 "당권욕 눈멀어…" 공격

열린우리당의 당권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유시민 의원을 둘러싼 ‘왕따 논쟁’에 이어 386의원들도 유 의원을 공격하고 나섰다. “(나를 왕따시키는 것은 낡은 세력이 개혁 세력을 짓누르려는 몸짓”이라는 유 의원에 대해 이강래 의원은 “왕따 당하는 첫번째 이유는 그 자신의 독선과 아집 탓”이라며 반박했다. 386 의원들도 유 의원을 ‘분파주의자’라며 몰아세웠다. 임종석 대변인은 23일 그의 홈페이지에 띄운 ‘전당대회를 보는 386의 눈’이란 글에서 “정동영계, 김근태계라는 말, 어느쪽과는 적대관계이고 어느쪽과는 연대한다는 말이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의 입에서 공공연히 거론되는 현실은 뿌리 깊게 남이 있는 파벌정치, 편가르기 정치의 단적인 증거”라며 유 의원을 비난했다. 당권을 두고 유 의원과 각을 세워 온 송영길 후보는 임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24일 “유 후보의 지나친 당권욕이 전당대회를 분파주의로 물들이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송 후보는 이어 “전대는 대권후보 대리전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당권ㆍ대권경쟁때문에 서로를 타협 불가능하고 용서할 수 없는 세력으로 규정해 ‘제로섬 게임’을 한다면 참여정부와 우리당의 성공과 미래는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경선 후유증’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유 후보가 연대 대상으로 거론한 장영달 후보조차 유 의원과 ‘거리 두기’ 전략으로 돌아섰다. 장 후보는 “장관들의 대리로 우리가 뛰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대가 치열한 정책 경쟁과 논쟁으로 불꽃을 뿜어야지 쓸데없는 감정대립이 돼서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또 “유 의원으로부터 구체적인 연대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각자의 주장으로 선택을 받아야지”라며 한 발 물러섰다. 전날 ‘연대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란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후보가 당내 여론 악화 등을 의식해 수위조절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당내 여론이 하나같이 유 의원을 때리고 있지만 평당원과 네티즌의 유 의원 지지는 여전하다. 때문에 유 의원 진영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열린우리당 당권레이스는 계파간 분쟁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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