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당 운영 및 민생문제 대응, 정치자금 관리 등과 관련, 상반된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대표가 거듭되는 신당 논란속에서도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못해 고심해온 가운데 10일 굿모닝시티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받은 문제가 불거져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는 당 공식일정도 없을 만큼 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안팎의 시련속에 당 대표직 유지문제까지 거론될 만큼 위상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있다.
반면 최 대표는 특검법 일방 처리 문제 등으로 일부 비판을 받고있긴 하지만 최근 젊은 당직자들을 선임하는 등의 당 체제 정비를 통해 안정적인 지도체제 구축을 바탕으로 9일 일명 `민생투어`를 시작하는 등 `책임있는 정책 정당` 이미지 심기에 나섰다. 여야의 상황이 마치 뒤바뀐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날 오후 강북IT직업전문학교를 방문, 학생 20여명과 만나 심각한 취업난 고충을 듣고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구상과 정부여당과의 초당적 협력방침을 밝히는 등 본격적인 민생탐방을 시작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졸ㆍ고졸 청년들중 1만명 가량을 국가예산으로 해외에 파견, 훈련도 받고 직업을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며 “한나라당은 소모적 정쟁을 자제하고 실제 수요자들이 현장에서 원하는 정책을 공급해주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다음주에는 전직 대통령 예방 등 대표취임 인사 일정 등을 소화한 뒤 다음주말이나 이달하순 부터 다시 산업 및 생활경제 현장을 수시로 찾는 `민생투어`를 계속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10일 기자와 만나 “당의 최우선 관심사를 경제 살리기에 두고 있는 만큼 민생현장을 찾아 해법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순한 이벤트성 현장탐방이 아니라 각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메시지를 직접 줄수 있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안팎의 시련으로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신당문제를 놓고 몇 개월째 논란만 거듭하며 정작 민생현안 등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못하는 등 당 위상이 여당이라고 볼수 없을 만큼 위축돼있다.
이러다 보니 국회에서 추경편성 등의 논란과 한나라당이 법사위에서 새 특검법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등의 긴급현안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에도 최 대표의 `민생투어`가 시작된 지난 9일 당정회의나 주요당직자회의, 최고위원회의, 당무회의 등 공식일정이 하나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이 민주당에서 연출됐다.
정 대표는 여기에다 굿모닝시티 윤창열 대표로부터 2억원의 공식후원금외에 추가로 억대의 자금을 받은 혐의로 다음주초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에서 대표직 유지문제까지 거론되는 등 여당 대표로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크게 위축된 경제상황 속에서 한나라당이 정책현안에 대처하는 여당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구심점을 찾지 못한 채 `식물 집권여당`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최 대표와 정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