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백색가전 전략 엇갈려

기능성위주 틈새공략·고가화 기존제품 업그레이드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과 LG전자의 백색가전 마케팅 전략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기능성 제품으로 틈새시장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비해 LG전자는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들어 선보인 백색가전 가운데 대다수는 기존 제품보다 용량은 작으면서 특정 계층을 겨냥한 기능성 제품이다. 지난 2월 출시한 3kg 소용량 '파워드럼 100도씨'세탁기를 비롯해 6월 내놓은 화장품 냉장고 '시엘'과 유아전용 세탁기인 '아가사랑'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제품들은 가격도 34만~38만원대로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또 7월초 신세대 주부를 타깃으로 해 지펠 냉장고 가운데 가장 용량이 작은 506리터급 '@스타일'을 선보였다. 가격 역시 99만원대여서 기존보다 저렴하다. 반면 LG전자는 기능성 제품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거나 용량을 키운 제품 위주로 출시하고 있다. 5월 선보인 양문형 냉장고 '노블 티타늄 디오스', 기존 제품에 성능을 추가한 '싸이킹'청소기와 최근 발표회를 가진 '10kg 드럼세탁기'가 그것이다. 이들 제품은 성능이 이전 제품에 비해 우수하고 용량도 비슷하거나 커 고가이다. 이처럼 두 회사의 전략이 차별화 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백색가전 시장은 대부분 제품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틈새시장을 새로 만들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김치냉장고나 DVD콤보 시장의 급팽창에서 보듯 틈새시장 창출은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는 기능성 제품의 시장성이 회의적이라는 판단으로 대용량, 고가화로 나가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첨단 제품을 만들면 시장 확대가 충분하다는 것. 두 회사의 대조적인 전략 가운데 어느 쪽이 성공을 거둘 지는 아직 미지수다. LG전자의 김쌍수 사장은 "경주는 해 봐야 한다. 앞으로의 마케팅과 기술력이 문제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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