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건설 수정 추진’ 발언이 4일 정치권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정 내정자의 세종시 건설 관련 입장을 인준과 연계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세종시 법안의 원안통과가 기본원칙이라며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이날 총리 인사청문회와 정기국회 기간에 세종시 문제를 고리로 제휴,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파상 공세를 펼 움직임을 보였다. 박병석ㆍ홍재형ㆍ오제세 의원 등 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총리 내정자가 세종시 건설의 수정 추진을 언급한 데는 충청 지역을 볼모로 총리직을 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 총리 내정자가 어제 발언 내용을 번복해 세종시 원안 추진을 다시 밝히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준 반대는 물론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날 당5역회의에서 “정 총리 내정자가 경제적 효용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세종시에 대해 깊이 파악하지도 못한 채 원안 추진이 어렵다고 말한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이 대통령이 충청권 민심을 달래려고 충청도 출신을 총리로 기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충청인을 분노하게 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세종시 법안 수정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은 ‘불끄기’에 나섰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연찬회가 열린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법은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고 이제 행안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절차만 남았다”면서 “우리는 세종시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원칙은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당 소속 차명진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세종시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개인 의견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연찬회에서 의원들에게 배포한 중점처리 43개 법안에 세종시 법안을 포함시키지 않고 상임위 중점 법안으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