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등 자사주 매입 종목 '반짝'

삼성전자·현대重·금호전기등 강세 연출
중장기 주가 부양 효과엔 의견 엇갈려







연초 조정장에서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자기주식을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 반등 효과를 누리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탄탄한 주가 받침대 역할을 할지, ‘반짝’ 부양효과를 내는 데 그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어 자사주 매입 재료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기업의 수익개선 여부와 성장성을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기업은 이날 10만주 매입 의사를 밝힌 금호전기를 포함해 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단연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난 12일 320만주 매입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6일부터 오는 4월15일까지 보통주 280만주, 우선주 40만주를 사들이겠다고 12일 공시했다. 서흥캅셀도 같은 기간 동안 50만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대형 조선주인 현대중공업은 15일부터 4월13일까지 228만주 매입 결정을 내렸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해 각각 공시 직후 상당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9,000원(1.49%) 오른 61만2,000원으로 마감돼 12일에 이은 급등세를 이어갔으며, 현대중공업도 공시 다음날인 11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15일 오전 공시를 낸 금호전기는 이날 3.18%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서흥캅셀도 공시 효과로 2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반짝’ 효과를 넘어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주가급락을 수급으로 떠받치기 위한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현금을 투자보다 단기적인 주가부양에 쏟아 붓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닥기업인 에이치앤티는 공시 당일 3%대의 상승세에서 하루 만에 약보합으로 돌아섰고, 유가증권시장의 혜인도 공시 후 이틀 연속 6~7%대의 급등세를 보이다가 하락 반전해 약세에 빠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기간 중 외국인의 ‘팔자’에 급증하기 때문에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기 쉽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오주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9차례의 자사주 매입기간 중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지수가 평균 3.6%씩 올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외국인 매물 때문에 2003년 이후 4차례의 자사주 매입기간 중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것은 단 한차례 뿐”이라며 “지금도 외국인 지분이 50%에 근접해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도 “자사주 매입이 강력한 주가 지지대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은 아니다”며 향후 주가가 58만~65만원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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