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자신감 회복하나

기관투자자 매입확대등 힘입어 큰폭 상승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된 후 뉴욕 증시는 개장 3일만에 전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3ㆍ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는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여건이다. 10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88포인트(2.1%), 나스닥 지수는 56포인트(3.6%) 급등, 공습 후 3일만에 보복 공격과 생화학 테러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 9.11 테러 대참사 직전의 수준에서 3.8%, 나스닥 지수는 4.1%의 차로 회복했다. 특히 인텔 8.2%, AMD가 7.5% 오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 상승했는데, 이는 경기 저점을 통과하기 앞서 가장 먼저 반도체 분야가 회복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 주가 상승 배경 이날 주가를 상승시킨 가장 큰 요인은 골드만 삭스와 메릴린치를 중심으로 뉴욕 월가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기 때문이다.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대개 주식:채권:현금의 포트폴리오 비율을 60:35:5로 구성하고, 매분기초에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산을 조정한다. 그런데 지난 3분기엔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채권을 팔아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이 비율의 균형을 맞춘 것이다. 특히 지난달 17일 증시가 재개장했을 때 유대계 회사인 골드만 삭스가 선봉에 서서 주식투자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 공습 시점을 기다리다가 이번에 대폭의 주식투자 비율을 높였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또다른 요인으로는 8월 도매업 재고가 0.1% 감소하고, 음료업체인 펩시, 제약업체인 어보트 연구소, 반도체회사인 램 리서치등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접근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 여전히 불안감 상존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로 향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뉴욕 주가가 박스권 형성을 위한 토대구축(Base Building)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상장기업들의 수익이 내년 중반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는 4분기에도 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 직원 7,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기업 수익평가기관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500대 기업의 수익은 전년대비 21% 감소, 지난 10년 사이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은 연초에 3분기에 500대 기업의 수익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까지 매달 전망치를 수정해왔다. 또 해마다 10월은 투자회사들이 연말에 있을 투자자들의 자금 상환 요구에 응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하는 시기다. 특히 올해는 주가가 연초대비 떨어졌기 때문에 자금 상환 요구액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데, 펀드와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달에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 또는 채권을 팔아야 한다. 87년의 블랙먼데이, 97년, 98년의 주가 폭락이 10월에 있었던 것은 투자회사들의 현금확보시기가 경제위기와 겹쳐 일어났기 때문이다. 올해는 여러가지 불투명성이 겹쳐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뉴욕증시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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