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車·철강등 여전히 '침체국면'

자동차 稅감면 5월로 미뤄 내달 판매 타격
포스코 2분기도 감산… "4월이 가장 힘든달"
수출기업 자금난·내수부문 부진은 지속 전망

극심한 내수 부진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수도권 최대의 공업단지인 인천 남동공단의 한 공장 입구에는 지게차들이 일감이 없어 줄지어 서있다 ./인천=이호재기자.


경기 훈풍이 실물 부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난은 계속되고 있으며 내수 부문에서는 회복의 징후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전자ㆍ자동차ㆍ철강 등 주력 제조산업은 오는 4월에 원자재 가격변동,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올 들어 가장 힘든 한 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9일 발표한 '주요 업종의 1ㆍ4분기 실적 및 2ㆍ4분기 전망' 보고서는 산업계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2ㆍ4분기에 조선과 석유화학을 제외한 자동차ㆍ철강ㆍ반도체 등 주요 업종은 여전히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ㆍ4분기 전자업종의 내수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ㆍ4분기에 -11.3%인 점을 고려하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하락세는 면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 업체들의 생산 부문 하락세도 1ㆍ4분기(-14.6%)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마이너스성장( -8.5%)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업종은 2ㆍ4분기에 64만대가량을 수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8% 줄어든 규모다. 철강업은 2ㆍ4분기에 생산ㆍ내수ㆍ수출이 각각 전년보다 13.0%, 17.3%, 15.8%씩 줄어들고 민간건설 부문도 지난해보다 19.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조선업과 석유화학제품은 그나마 사정이 나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효과로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지만 경기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창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돌입한 포스코는 올 2ㆍ4분기에도 감산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감산 기조가 상반기 중에라도 끝날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제품가격 인하 요구 압박도 커지고 있어 2ㆍ4분기에는 수익성 유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정부가 자동차 구입시 세금지원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자동차를 살 때 부과하는 각종 세금을 5월부터 감면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이 세금 감면이 시행되기 전까지 신차 구매를 미룰 공산이 커진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월부터 세금 감면 정책을 시행하면 4월 판매는 큰 타격을 입는다"며 "정부가 세금 감면 적용 시기를 좀 더 앞당겨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 부문 위축이 지속되면서 업체들이 국내 마케팅을 줄여나가고 있는 게 작금의 모습이다.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기금을 이용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날 무역협회가 이달부터 시행하는 올해분 무역기금 융자사업 신청을 받은 결과 신청업체는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395개사, 신청 금액은 21% 늘어난 1,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부진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년째 무차입 경영을 해오던 대형 조선업계도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실물 부문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신규 수주가 전무하면서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미 2~4년치 물량을 확보했다고 해도 신규 수주가 없으면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자금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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