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훈풍에도 中企는 '어음 공포'

어음회수기일 늘어난데다 융통어음까지 대규모 등장
전자어음도 자금난 부채질


SetSectionName(); 경기 훈풍에도 中企는 '어음 공포' 어음회수기일 늘어난데다 융통어음까지 대규모 등장전자어음도 자금난 부채질 이유미기자 yiu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창원에서 자동차부품 업체를 경영하는 이모 사장은 올 들어 갈수록 길어지는 어음결제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가 좋아졌다지만 1차 벤더들이 6개월짜리 장기어음을 끊어주는 바람에 평소 1억5,000만원에 머무르던 운영자금 부담도 배 이상 불어났다. 이 사장은 은행권의 어음할인 한도마저 차 조만간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작정이다. 최근 시중 자금사정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어음회수 기일이 늘어난데다 전자어음 도입까지 맞물려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더욱이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자금조달을 위한 대규모 융통어음까지 등장해 중소기업들을 '어음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모기업에서 납품대금 등으로 받는 어음결제일은 지난해 2~3개월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4개월, 6개월짜리가 늘어나는 등 오히려 장기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1ㆍ4분기 중소 제조업의 평균 어음결제 기일은 123.8일로 지난해 4ㆍ4분기의 119.9일보다 길어졌다. 대기업 협력사의 경우 119일로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117.3일)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결제일이 3개월을 넘는 어음 비중은 지난해만 해도 전체 할인어음의 10%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30%까지 높아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전체적으로 현금결제 비중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1ㆍ2차 협력사의 경우 현금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어음 비중을 늘리고 결제기일을 늦추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도입된 전자어음도 영세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에서 전자어음 할인을 꺼리는데다 발행업체인 모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어음할인 여부를 까다롭게 검토하는 바람에 시장에서 퇴짜를 맞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의 경우 최근 앞다퉈 '융통어음'을 발행하면서 협력업체들을 연쇄부도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건설사들이 중소 하청업체들의 어음할인 방식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관련 협력사의 자금사정까지 나빠지고 있다. 김병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에도 어음 관련 문제로 중소기업이 고통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며 "거래관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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