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깜짝 담화' 휴~

'4년 연임제 개헌' 제안 막상 뚜껑 열리자 지수 반등


“휴우~, 깜짝이야.” 9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국민담화문 발표에 증시가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대통령의 ‘깜짝’ 발언은 시장이 우려했던 내용은 아니었던 듯 주가지수는 곧바로 안정을 찾아 5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미국 시장 강세의 영향으로 모처럼 상승세로 출발한 국내 증시는 곧이어 날아든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소식으로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오전9시20분을 넘어서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되자 수급기반이 취약한 증시에 또 하나의 부담요인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담화문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조기퇴진 등 온갖 상상과 루머가 난무하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고조된 것이다. 하지만 조기퇴진 선언 없이 대통령 임기와 관련한 개헌만을 제안할 것이라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안정을 되찾았다. 한때 3포인트가량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일시적으로 1,380선까지 넘어섰다가 결국 전날보다 3.53포인트 오른 1,374.34로 장을 마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대통령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변수로 작용하지 못했다”며 “최근 2~3년간 시장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정치ㆍ외교적 변화에 대해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대 사안인 만큼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담화문 내용에 시장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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