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법을 알려준다.” 극심한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한 농업지원이 ‘고기 낚는 방법’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대북농업협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처음에는 북한의 식량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단순히 쌀을 지원하다가 최근 들어 비료나 못자리용 비닐, 이앙기 등 영농자재와 기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북한 농촌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 지난해 북측과 공동으로 3㏊ 규모의 벼농사 합작사업을 펼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경기도는 올해는 농사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농업인프라 구축과 생활환경 개선까지 사업범위를 넓혔다. 경기도는 지난해 공동재배 결과 벼 수확량이 북한의 평균 수확량보다 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보이면서 올해는 공동재배 면적을 대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3년간 평양직할시 강남군 당곡리에서 100㏊ 공동재배 논을 경작할 예정이다. 또 여기에 사용될 트랙터와 이앙기 등 컨테이너 20개 분량의 농자재를 북한에 보내고 4월 하순께에는 볍씨를 파종하기 위해 육묘장을 건설한 뒤 5월 하순부터 모내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매달 1~2차례 10~20명 내외로 구성된 기술진을 보내 영농지도도 펼친다. 특히 도는 벼농사 기술지원과 함께 농로 포장, 용ㆍ배수로 설치, 농업용 지하수 개발, 건조장ㆍ도정공장 건설 등 농업인프라 조성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로 및 마을 안길 포장과 탁아소ㆍ병원 등을 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하는 생활환경개선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경남도도 벼 육묘 등 농작물 재배기술을 북측에 전수하고 나섰다. 지난 1월 개성시 자남산 호텔에서 평양시 강남군에 벼 육묘공장 건설과 비닐온실, 이앙기 공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남북농업협력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해 준공식을 가진 도는 방북기간 동안 기계묘 육묘기술과 신선채소 재배기술을 북측에 전수했다. 기술지원과 함께 영농자재 지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전주약령시제전위와 함께 대북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이달 18일 개성 지역 농민들에게 못자리용 비닐 66.7톤을 전달했다. 지자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시민단체도 북측 농사지원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평남 숙천군 약전리 240만평 논에 남북한 농민들이 함께 볍씨를 파종하는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재단 관계자들과 복토직파영농법 개발자인 박광호 한국농업전문학교 교수, 농민, 비료전문가 8명이 19일 방북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요청에 따라 2002년부터 매년 30만~35만톤의 비료를 지원해오고 있으며 올해에도 이미 15만톤의 비료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