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의 상속 포기 조항을 몰라 아버지가 남긴 거액의 빚을 떠안았던 어린이가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파산9단독 김진석 판사는 2억4천만원의 채무를 진 J(8)군에 대해 어머니(39)가 낸 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 선고를 내렸다고 6일 밝혔다.
J군은 97년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가 자금난으로 공장 문을 닫고 이듬해 암으로 사망하면서 빚을 안게 됐다.
J군의 어머니는 남편이 금융기관에서 2억4천만원의 빚을 진 사실을 지난해 4월법원에서 채무변제 통지서를 받고서야 알았다.
2002년 개정된 민법은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등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이전 민법은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로 돼 있어 J군은 개정전 민법의 적용을 받았다.
상속포기는 빚과 재산을 모두 물려받지 않는 제도이고, 한정승인은 유산 범위에서 빚을 갚도록 하는 제도.
파산자가 된 J군은 면책심리를 받고 있고, 법원이 면책 결정을 내리면 물려받은 빚은 모두 사라지고 파산자 신분도 벗어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