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송도에서 끝난 주요20개국(G20) 재무차관ㆍ중앙은행 부총재 회의는 장관회의 및 정상회의에 앞서 실무급 인사들이 의견 조율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 때문에 이번 차관회의는 회의에 앞서 특별한 외교적 의전이나 별도의 환영 행사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그러나 당장 오는 4월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각국 간 의견을 치밀히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데다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된 G20 회의였기 때문에 회의장 주변은 철저한 경호로 둘러싸여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회의가 열린 송도 컨벤시아 2~3층은 기자는 물론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북쪽 출입구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는 봉쇄됐고 유일하게 개방된 출입구 역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출입자 하나하나를 검색했다.
○…회의에 참석한 차관 및 중앙은행 부총재들은 당초 오전 오후 각 2시간씩 회의를 열고 중간에 티타임을 갖기로 했지만 회의가 길어지면서 티타임은 자연스럽게 취소됐고 식사시간 역시 1시간 이상 지연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지난 27일 오전회의가 끝난 뒤 컨벤시아 2층 회의장 바로 옆 방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별도의 휴식시간 없이 곧바로 오후 회의에 들어갔다. 28일에도 오전8시 회의 시작 이후 별도의 휴식은 없었다.
○…정월대보름이기도 한 28일에는 회의시작에 앞서 우리 측의 제의로 각국 차관들이 호두와 땅콩, 잣 등 부럼깨기에 나섰다. 부럼을 한 번에 큰 소리 나게 깨뜨려야 1년 동안 부스럼도 나지 않고 무사태평하게 보낼 수 있다는 설명에 각국 차관들은 하나같이 신기해하며 서로간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의 놀라운 선전이 이번 차관회의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재무부 차관보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축하한다"며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에 캐나다 국민들이 모두 반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회의 중간 식사 시간에 각국 차관들은 실시간으로 펼쳐졌던 쇼트트랙 경기와 피겨 갈라쇼를 화제 삼아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참석자들은 송도 컨벤시아와 만찬이 열린 쉐라톤 인천호텔의 뛰어난 시설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에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은 뛰어난 접근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회의장 주변이 아직 황량한 벌판인데다 인근 아파트 및 빌딩 대부분이 아직 공사에 한창이라 다소 어수선했던 것은 옥의 티로 꼽혔다. 특히 회의장과 호텔을 잇는 지름길이 없어 일부 참석자들이 진흙탕 사이로 지나갈 수밖에 없게 되자 주최 측이 카펫을 깔아 임시로 길을 만들기도.